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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치면 어쩌라고… 62개 아파트서 접지선 69㎞ 잘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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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치면 어쩌라고… 62개 아파트서 접지선 69㎞ 잘라 팔았다

입력
2019.05.27 10:27
수정
2019.05.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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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인터넷 설치기사, 7억원 상당 구리선을 1억여원에 장물 처분 

절도범이 잘라 낸 대구지역 한 아파트 피뢰침 접지선. 대구경찰청 제공
절도범이 잘라 낸 대구지역 한 아파트 피뢰침 접지선. 대구경찰청 제공

전직 인터넷 설치기사가 주로 새 아파트단지를 돌면서 피뢰침이나 통신선 접지용 구리선을 잘라 헐값에 팔아 치운 사실이 드러났다. 2017년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드러난 것만 62개 아파트 69㎞, 시가 7억원 상당에 이른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대구ㆍ경북 일대 아파트단지에 통신ㆍ피뢰접지선 6만9,000여m를 절취해 고물상 등에 처분한 혐의(상습절도(로 A(49)씨를 구속, 27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 2일까지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을 중심으로 대구ㆍ경북지역 62개 아파트단지에 통신설비를 점검을 가장해 건물 안 통신ㆍ전력선이 지나는 비트 안에 설치된 접지용 전력선 69㎞, 7억여원 상당을 훔쳤다. 62개 아파트단지에는 포항 3곳, 칠곡 3곳도 포함돼 있다.

A씨는 훔친 구리선을 고물상 등에 1억 600여만원을 받고 팔아 치웠다. A씨는 “생활이 어려워 훔친 전력선을 팔아 생활비로 썼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와 별도로 경북 구미 김천 경산시 일대에서도 접지선 절도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 경찰서도 A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하고 있었다.

전직 인터넷설치기사였던 A씨는 “월급이 적다”며 그만둔 뒤 범행을 시작했다.

그는 아파트 주민 등의 출입이 잦은 시간대를 이용, 범행대상 아파트에 통신설비 기사 차림을 하고 침입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접지선을 가방에 담길 정도만 끊어 여러 차례로 나눠 옮겼다. 주민과 경비원의 의심을 피하려고 1층은 빼고 2층 이상 층별로 잘라냈다.

A씨의 범행은 최근 달성군 지역 일부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 측이 접지선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 드러났다. 한 피해아파트 관리소장은 “한 라인에 여러 번 오간 수상한 사람이 몰고 온 차량을 확인해보니 접지선 도난 아파트마다 그 사람 차가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피뢰침 접지선은 벼락 등이 치면 강한 전류를 땅속으로 보내 피해를 막아 주는 전선으로, 접지선이 잘린 상태에서 아파트에 벼락이라도 치면 통신ㆍ전력선과 가전제품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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