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폭염 속 연기 막으려 CG비용 더 들이기도
봉준호 감독이 25일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공식 사진 촬영 행사에서 트로피에 기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AP 연합뉴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촬영장에서 주52시간 근무를 지키기 위해 애쓴 사실이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져 화제다. 봉 감독은 아역배우가 폭염 속에서 촬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돈을 들여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보도된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할리우드조합 등과 일한 후 한국에 돌아와 주52시간 근무 지키기가 더 용이해졌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할리우드 배우 등이 참여한 ‘설국열차’와 ‘옥자’를 촬영한 후) 많은 훈련이 된 상태로 한국에 돌아왔다”며 “‘괴물’과 ‘살인의 추억’ 때는 촬영 회차가 100회를 넘었지만, ‘기생충’은 조용히 77회차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지난해 여름 ‘기생충’을 폭염 속에서 촬영할 때 아역배우의 안전을 위해 별도 촬영을 했다고도 했다. 배우 이선균이 건물 안쪽에서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노는 아이를 봐라 보는 장면이었는데, 이선균의 모습은 여름에 찍고, 아이의 모습은 날씨가 선선해진 9월에 찍어 이를 CG로 합성했다는 것이다. 봉 감독은 “CG 비용이 조금 더 들기는 했으나 아이 보호를 위해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스크린데일리에 밝혔다.

봉 감독의 아역배우에 대한 우려는 ‘괴물’ 촬영 당시부터 있었다. 당시 아역배우 고아성이 괴물에 의해 끌려가는 위험한 장면을 찍어야 할 때 봉 감독은 “실사영화 만들기는 죄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봉 감독은 유럽에서 ‘설국열차’를 촬영할 때 배우조합과 일하면서 아역배우 보호를 위한 상세한 규정들을 배웠다고 한다. 봉 감독은 “나는 그런 규정들이 좋아서 ‘기생충’을 촬영할 때 그대로 적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밤 장면이 많았는데, 송강호 등 어른 배우들이 협조를 잘 해서 아이들이 빨리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그들에게 우선권을 두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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