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빈소에 대선 주자급 조문 행렬… 전원책 “100% 정치 다시 할 것”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 빈소를 찾은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전후해 재조명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 하루 전날 모친상을 당해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유 이사장의 인맥과 과거 정치 행보가 회자되는 계기가 됐다. 정계를 떠나 작가로 활동하면서 가려졌던 ‘정치인 유시민’의 모습이 오랜만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0% 복귀할 것”…대중에겐 이미 ‘잠룡’ 

지난 22~23일 유 이사장 모친 서동필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고, 여야 정치인들이 보낸 조기와 조화는 빈소 입구를 가득 메웠다. 유 이사장은 정계복귀설을 부인했지만, 조문행렬은 대선 주자급이라는 관전평까지 나왔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던 만큼 친노 인사들이 상가에 총집결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23일에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갔던 친노 인사들이 대거 다시 일산 빈소로 발길을 돌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친노계 좌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교육감, 노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유 이사장을 만나러 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 이사장에 대해 “친형제처럼 지낸 사이”라며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청와대와 내각 핵심 인사들도 빠짐 없이 장례식장에 들렀다. 조국 민정수석ㆍ강기정 정무수석ㆍ정태호 일자리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ㆍ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ㆍ진영 행정안전부ㆍ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의 관심도 조문 기간 그의 정치복귀에 쏠렸다. 보수진영의 논객으로 통하는 전원책 변호사는 빈소를 찾아 “(유 이사장은) 100% 정치를 다시 할 것 같다”며 “본인이 안 하겠다고 해도 (주변에서)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야당 성향의 김태현 변호사는 24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해 “유시민과 조국은 대선경선 판에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빈소를 찾은 정치인들도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여부를 궁금해 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의금을 안 받으면 (유 이사장이 정계 복귀에 대해) 헷갈려 하는 것이라고 직원과 농담을 했는데, 받지 않았다”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 유 이사장에게 공개적으로 대선 출마를 요청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전 이제 유 선배한테 말을 아껴야 돼요”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유시민(앞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006년 2월10일 경기도 과천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 에서 직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 잘하는 행정의 달인”…개혁당 추억도 

과거 유 이사장의 정치 이력도 새삼 화제가 됐다. 상가에서는 개혁국민정당 시절 인연을 떠올리는 정치인이 많았다. 유 이사장은 2002년 개혁당 창당을 주도했고, 이듬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개혁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개혁당 멤버들과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당내 개혁은 물론 진보노선 강화에 힘썼다. 개혁당 창당 멤버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유 이사장과는 개혁당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창당한 국민참여당, 이후 진보세력과 통합해 만든 통합진보당 시절도 많이 회자됐다. 이틀 내내 빈소를 찾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유 이사장은 친구니깐 계속 와야지”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통진당 국회의원이었던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인들은 유 이사장이 가장 활약한 시기로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을 꼽았다. 유 이사장과 비슷한 시기에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은 “그 때 유 장관은 앞에 복지부 장관을 한 손학규ㆍ김근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월등하게 일을 잘 했다”며 “유 장관은 행정의 달인이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보다 10년 앞서 복지부 장관을 지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주당 대표를 할 때 복지부에 갔는데, 유 장관이 ‘대표님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때 유 장관과 업무 얘기를 많이 했다”며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