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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어린이 미술 교육 “재미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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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어린이 미술 교육 “재미가 우선”

입력
2019.05.26 16:36
수정
2019.05.28 15: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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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슈팡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교육부 부국장

어린이 상상력 끌어내는 게 목표

18~24개월마다 커리큘럼 바꿔

케펠센터는 감각발달과 창의성 증진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케펠센터 제공
케펠센터는 감각발달과 창의성 증진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케펠센터 제공

“어린이 미술관은 ‘분석’보다 ‘재미’가 중요해요. 어렵고 두려운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어릴 때 심어져야, 나중에 자라서도 친구들에게 ‘영화관 가자’ 하듯 ‘미술관 가자’ 할 수 있죠.”

2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예슈팡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교육부 부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싱가포르 대기업인 케펠그룹의 기부로 탄생한 케펠센터는 현재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어린이 예술교육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소속으로 유럽박물관아카데미와 핸즈온 국제어린이박물관협회가 수여하는 ‘2018어린이박물관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개최하는 ‘2019 문화예술교육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예 부국장은 어린이 미술관이 성인 대상 미술관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야 하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재미’를 강조했다.

케펠센터는 단순히 ‘어린이가 미술작품을 보기 편안한 전시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자기주도 탐구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같은 어린이라도 나이 대에 따라 미술교육의 초점이 달라야 한다고 예 부국장은 설명했다. “4,5세 영유아들은 많은 재료를 만져보는 게 중요해요. 세라믹의 매끄러움, 나무토막의 거칠거칠함을 블록을 쌓고, 자르고, 만져보면서 알아가야죠. 10세부터는 표현의 자유와 독창성을 중심으로 어떻게 이걸 만들었을까 상상하게 해요. 15세 이상부터는 ‘창의성’이 핵심이죠.”

2019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예슈팡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교육부 부국장이 어린이 미술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2019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예슈팡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교육부 부국장이 어린이 미술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케펠센터는 18~24달을 주기로 각기 다른 예술가에게 커리큘럼 의뢰를 맡긴다. 아이들에게 매번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예술가들은 제공된 스튜디오를 자유롭게 활용해 자신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체험미술을 제작한다. 최근에는 홀로그램을 이용해 도자기 제작 과정을 가상으로 실습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성형, 초벌, 건조, 유약 칠 등의 제작 전 과정이 모두 전시장 안에 구현됐다. 예 부국장은 “가마에 도자기를 굽는 건 위험요소 때문에 아이들이 실제 체험하기 어렵지만, 홀로그램을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장점을 말했다.

현재는 어린이 미술교육에 헌신하고 있지만 그는 원래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미술재원이었다. 2007년 싱가포르예술학교(SOTA) 설립에 참여하며 미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 교과과정을 개발하며 민간 및 공공 교육기관의 예술 교육 전문가로 거듭났다. SOTA 설립 전까지 싱가포르에는 13~18세를 대상으로 한 예술 전문학교가 전무했다. 초등 미술교과서 개정 작업에 참여해 1년 중 2시간은 무조건 미술관에 방문하도록 한 현재의 커리큘럼을 짜기도 했다.

케펠센터는 단순히 어린이가 미술작품을 보기 편안한 전시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자기 주도 탐구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케펠센터 제공
케펠센터는 단순히 어린이가 미술작품을 보기 편안한 전시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자기 주도 탐구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케펠센터 제공

열두 살 난 딸을 두고 있는 예 부국장은 어린이 미술관은 아이친화적인 한편 부모친화적이기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어린이들은 대개 부모님과 함께 미술관에 오게 돼요.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미술관에 오는 게 부담스럽다거나 지루하다고 느껴지면 자주 찾지 않게 되죠. 아이도, 부모님도 모두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이 목표입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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