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 신동준 기자/2019-05-28(한국일보)

직장 내 괴롭힘의 가장 큰 피해자는 20대들이다. 다른 요소들보다 연령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2017년)를 보면, 20대의 경우 75.7%가 최근 1년간 현재 직장에서 단 한 번이라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31가지 직장 내 괴롭힘 목록을 제시하고 이중 한가지라도 경험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60대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은 58.8%로 떨어져, 20대와 16.9%포인트 차이가 났다. 30대는 70.9%, 40대는 67.0%였다.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69.8%)이 비정규직(64.3%)보다 직장 내 괴롭힘을 더 많이 겪었고, 근로시간 형태에 따라서는 전일제 근로(69.3%)가 시간제 근로(60.4%)에 비해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이 더 높았다.

성별 차이는 작았다. 남성 69.4%, 여성 67.0%였다. 직업별로는 생산직 종사자(75.5%)가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서비스ㆍ판매직 종사자(71.2%), 사무직 종사자(69.4%), 관리자ㆍ전문가(64.7%)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73.3%가 1년간 현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월 1회 이상은 46.5%로 절반에 가까웠다. 주 1회 이상 경험한 비율은 25.2%로 네 명 중 한 명꼴이었고, 거의 매일 경험하는 사례도 12.0%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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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7.7%(자살 시도 1.5%)였으나, 거의 매일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경우는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33.3%였고, 10.6%는 시도를 했다고 답했다. 날마다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노동자 3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하고, 10명 중 1명은 자살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제시된 항목은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요구할 수 없도록 암묵적ㆍ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거나 내 요구를 무시하였다(병가ㆍ휴가ㆍ휴직ㆍ교육훈련 등)’ ‘나에게 소리치거나 화를 내거나 모욕적인 욕설을 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해 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무시했다’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나에게 다른 동료들보다 힘들고 과도한 업무를 주거나 다른 사람의 업무를 공공연히 떠넘겼다’ 등 30가지이다. 경험률 측정에서는 이 30개 행위와 더불어 ‘위의 내용 외에 존엄성이 침해되거나 적대적ㆍ위협적ㆍ모욕적인 업무환경이 조성된 경험’을 추가해 총 31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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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행위 중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식하는 비율 또한 연령별로 차이가 컸다. 20대는 30개 문항 중 20.7개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응답했다. 30대는 17.5개, 40대는 12.7개, 50대 이상에서는 10개 미만을 선택했다. 50, 60대와 20대의 차이는 2배 이상이다. 인권위 보고서는 “이는 세대별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상급자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을 가능성이 크고 직장 내 괴롭힘이 상급자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괴롭힘 행위자는 스스로 이를 괴롭힘으로 인지하지 못한 채 괴롭힘 행위를 하거나,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 발생하고 있더라도 이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대응해야 할 위치에 있는 상급자가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해 괴롭힘을 방치하거나 외면하게 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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