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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 데 있는 ‘생리 TMI’

입력
2019.05.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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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은 세계 월경(생리)의 날이다. 여성의 생리가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을 위해 제정됐다. 세계 월경의 날을 앞두고 궁금했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생리 관련 사실들을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생리 전 증후군이란.

“생리 전 증후군은 성호르몬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로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생리를 앞두고 갑자기 화가 나거나 불안하고 우울하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잠이 잘 오지 않으며 복부 불편감, 소화불량, 손발이 붓거나 유방의 팽만감, 두통, 피로감, 피부 트러블 등을 겪기도 하죠.”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이런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3개월 동안 생리를 앞두고 5일 가량 나타나면 생리 전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이런 증상이 생리 시작 후 4일 이내에 사라지지 않거나 생리 주기 13일째 다시 발생하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왜 사람마다 다른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 것은 생리적으로 호르몬 분비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호르몬 변화가 똑같더라도 몸의 반응이 다르죠. 또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생리 전에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거나 특별한 기분 변화를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이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관리법을 찾아야 혹시 모를 질환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생리의 양이 다른 이유는.

“개인 차이 때문이에요. 생리는 한 달 주기로 난소에서 난포가 성숙하면서 난포 호르몬(에스트로겐)을 분비하고, 이 호르몬 때문에 두꺼워진 내막이 임신을 하지 않으면 허물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내막 상태가 개인마다 달라서 생리의 양도 다르죠. 스스로 생각하기에 생리의 양이 너무 적거나 빈혈을 초래할 정도로 많다고 느끼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의 양이 문제가 될 수 있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양이 많으면 생리과다증일 수 있는데 자궁근종, 내막 증식증 같은 질환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에 가서 기저질환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생리 과다는 규칙적인 주기 당 생리량이 80㎖ 이상이어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입니다. 이런 원인이 아니라도 양이 많으면 빈혈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 상태를 개선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양이 너무 적어도 조기 폐경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와 생리 패턴이 달라 불편하다면 병원에 가서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통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이유는.

“사람마다 호르몬 분비에 차이가 있고 자궁내막증, 근종 등 다양한 2차성 생리통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중요한 것은 생리통의 원인이 질환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평소와 증상이 다르다면 산부인과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통은 유전인가.

“유전적 질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생리통이 있는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생리통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통계적으로 많다는 보고는 있습니다.”

◇환경호르몬도 생리통에 영향을 미치나.

“환경호르몬이 여성의 생식 즉, 배란주기나 생리와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의학적으로 입증된 근거는 없습니다.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좋지만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1회용 생리대 사용이 건강에 해롭나.

“아직까지 생리대에서 검출된 특정 물질이 여성 생식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1회용 생리대는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단점, 유해물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매우 편리하죠. 최근 유해물질을 줄인 1회용 생리대도 많이 나왔습니다. 다만 사용 할 때 양이 많은 날을 기준으로 2,3시간마다 교체를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양이 적더라도 너무 오래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재사용이 가능한 생리용품 사용시 주의점은.

“면 생리대, 생리컵 등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생리용품은 재사용 전에 세척과 소독 등 위생관리를 각별히 신경써야 합니다. 생리컵은 탐폰처럼 질 안에 넣기 때문에 비위생적으로 사용하면 질염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사용해야 하며 사용 후 제품을 세척 및 소독해야 합니다.”

◇탐폰이 해롭지는 않나.

“시중에 판매하는 탐폰은 허가를 받은 제품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황색포도황구균에 의해 독성쇼크증후군(Toxic Shock Syndrome, TSS)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탐폰을 사용하다가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구토, 설사, 점막 출혈,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면 즉시 제거하고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기나.

“그렇지 않습니다. 생리통에 쓰는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가 아닙니다. 진통제는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최소한 막 아프기 시작할 때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어요. 진통제는 통증유발물질 생성을 막는 원리여서 통증유발물질이 이미 나와 버리면 소용이 없습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 약을 늘리기 보다 진통제 종류를 바꾸거나 피임약 등을 사용해 보는 게 좋습니다. 근종, 선근증, 자궁 내막증 등 다양한 2차성 생리통 원인에 대해서도 감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피임약으로 조절해도 되나.

“실제로 불규칙한 생리 주기 조절을 위해 피임약을 치료제로 쓰기도 합니다. 간혹 피임약 때문에 몸 안에 혈전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20,30대 여성의 경우는 드물죠. 여행, 시험 등 특별한 일정을 앞두고 생리 주기를 조절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단 장기적인 사용을 하려면 먼저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좋습니다. 흡연과 유방암, 색전, 혈전증 과거력 등이 없는지 확인하고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여성들끼리 생리 주기가 비슷해진다는 생리주기 동화설은 사실인가.

“의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스트레스 등 외적 환경을 공유하게 되는데 외부 스트레스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 생리 불순이 올 수 있죠. 즉 비슷한 생활을 하면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생리 날짜가 똑같아지지는 않습니다.”

◇산부인과 가는 게 부담스러운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월경의 날을 맞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산부인과 관련 고민이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가라는 겁니다.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면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있고 검진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이러한 인식을 모두가 함께 바꿔야 합니다. 최근에는 산부인과라는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산부인과 문을 두드리기 바랍니다.”

정영인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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