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반영할 제주도민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1차 도민 공청회가 찬ㆍ반 단체간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
도는 23일 오후 2시 제주도체육회관 세미나실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 과제 발굴 1차 공청회'를 시작했지만,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강당 단상 위를 점거하고 반대 구호를 외치는 등 공청회 저지에 나섰다. 이에 공청회에 참석한 제2공항을 찬성하는 단체 등의 회원들도 공청회 진행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거나 단상에 나와 구호를 외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이 때문에 도는 제2공항 찬ㆍ반 단체 회원 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국토연구원의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 과제 수립 방안에 관해 설명만 듣고, 도민 의견 수렴 시간을 생략한 채 50여분만에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현황분석과 수요전망, 건설 및 운영계획, 공항 규모 및 배치, 재원조달계획을 수립하는 기본계획을 다음달 23일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나서 고시하면 공항개발에 따른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국토부는 이후 기본계획을 근거로 공항개발 실시계획을 수립해 토지보상 절차를 시작해 공항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도는 앞서 지난 20일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에 반영할 과제(안)을 공개했으며, 다음달 18일까지 도민 의견수렴 창구를 운영 중이다. 도가 공개한 과제안에는 우선 반영 사항, 국가 지원이 필요한 사항, 제2공항 연계 지역발전 사항,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등이 담겼다.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이날 공청회를 30분 앞둔 오후 1시30분 도체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의회와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들이 제2공항 공론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은 도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 도의 과제안에 대한 허구성을 도민들에게 폭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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