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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팔방미인, 지금까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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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팔방미인, 지금까지 없었다

입력
2019.05.23 16:53
수정
2019.05.23 21:4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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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포수 출신 베탄코트

NC에선 주로 1루수ㆍ우익수 맡아

부상 양의지 대신 ‘포수 마스크’

팀 승리 잇단 합작… 타율도 좋아

포수부터 외야수, 1루수가 다 되는 베탄코트. NC 제공
포수부터 외야수, 1루수가 다 되는 베탄코트. NC 제공

NC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는 수비 때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포수로 114경기, 좌익수 8경기, 우익수 4경기, 2루수로 2경기를 소화했다. 2016년과 2017년엔 샌디에이고에서 6차례 투수로도 등판했다.

베탄코트는 올해 NC와 계약하면서 포수 비중을 줄였다. 팀에 한국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가 있기 때문에 주로 1루수와 우익수를 맡았다. 하지만 최근 오른 무릎이 좋지 않은 양의지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쓰고 본업에 집중했다. 지난 15일 SK전에서 처음 안방을 지켰고, 18일 LG전과 21일 키움전에서 각각 외국인 선발 에디 버틀러, 드류 루친스키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승리를 합작했다. 22일엔 1루수로 돌아갔다가 23일 다시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날 베탄코트는 좌완 구창모의 역투를 도왔다. 구창모는 베탄코트의 리드대로 공을 던져 7이닝 4피안타(1홈런) 9탈삼진 2실점으로 개인 최고 호투 기록을 썼다. 7이닝은 구창모의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 9탈삼진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NC는 구창모-베탄코트 배터리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이동욱 NC 감독은 포수 베탄코트의 활약에 만족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외국인 포수가 투수들과 소통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며 “야구는 사인으로 주고 받지, 언어로 하지 않는다. 베탄코트 본인도 포수를 보는 데 자신 있어 한다”고 말했다. 베탄코트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야구에서 사인은 만국공통어”라며 “오랜 만에 포수를 봤다고 해도 늘 해왔던 자리라 어려움이나 불편한 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낯선 환경에서 상대 팀의 수많은 타자를 분석하고 동료 투수들의 장점을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베탄코트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구단의 전력 분석 프로그램 ‘D-라커’를 틈날 때마다 들여다 봤고, 양의지가 어떻게 볼 배합을 해서 상대 타자와 싸우는지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 감독은 “벤치에서 따로 사인을 내지 않고 모든 볼 배합은 베탄코트가 알아서 한다”고 신뢰했다. 이에 베탄코트는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주 포지션에서 성적도 월등하다. 23일 현재 포수를 볼 때 타율은 0.313(16타수 5안타)다. 1루수 타율은 0.250(68타수 17안타), 우익수 타율은 0.302(53타수 16안타)를 기록했다. 지명타자로는 4타수 무안타다. 하지만 베탄코트는 수비와 타격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비에서 실책을 하면 타석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타격과 수비는 분리해서 생각한다”며 “각 상황마다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탄코트는 포수로서 비중을 늘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양의지의 팀 내 입지를 넘어설 수 없다. 또 팀에 부상 선수가 워낙 많아 외야수 또는 1루수로 빈자리를 채워야 할 일이 많다. 베탄코트는 “물론 포수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지만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는 게 먼저”라며 “어디든 주어진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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