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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거기야?] ‘응팔’ 쌍문동 골목길 그립다면…

입력
2019.05.24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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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경민대 인근서 촬영 

'응답하라 1988' 16화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차를 타고 쌍문동 집을 나서던 보라(류혜영)에게 아버지(성동일)가 약봉지를 쥐어주던 장면을 찍은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이다. TV캡쳐
'응답하라 1988' 16화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차를 타고 쌍문동 집을 나서던 보라(류혜영)에게 아버지(성동일)가 약봉지를 쥐어주던 장면을 찍은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이다. TV캡쳐
'응답하라 1988' 16화 촬영지인 경기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 이종구 기자 /2019-05-23(한국일보)
'응답하라 1988' 16화 촬영지인 경기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 이종구 기자 /2019-05-23(한국일보)
'응답하라 1988' 16화 촬영지인 경기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 이종구 기자
'응답하라 1988' 16화 촬영지인 경기 의정부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 이종구 기자

“이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16화에서 사법고시 준비를 위해 서울 쌍문동 집을 나서던 보라(류혜영)에게 약 봉지를 건네주며 아버지(성동일)가 퉁명스럽게 던진 말이다. 아버지는 그래도 성에 차지 않은 듯 “고기라도 한 번씩 사먹으라”며 용돈까지 손에 쥐여줬다. 서툴지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느낀 보라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 장면은 ‘응답하라 1988’에서 잔잔한 울림으로 감동을 줬다. 드라마 상 배경은 쌍문동 집 앞 골목이었지만, 실제 촬영지는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경민대 인근 골목길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인 ‘응답하라 1988’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방영 내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3일 기자가 찾아간 경민대 인근 골목은 드라마의 배경처럼 1980년대 서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좁은 골목길과 낡은 담벼락,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1층 주택까지 예전의 골목길 모습 그대로였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드라마가 한창 인기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일부러 골목을 찾아오기도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18화에서 주인공 덕선과 정환이 콘서트를 보기로 했다가 만남이 엇갈리는 장면을 촬영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 모습.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18화에서 주인공 덕선과 정환이 콘서트를 보기로 했다가 만남이 엇갈리는 장면을 촬영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 모습.
23일 의정부예술의 전당 모습. 이종구 기자
23일 의정부예술의 전당 모습. 이종구 기자

18화에선 주인공 덕선(혜리)과 정환(류준열)이 ‘이승환 콘서트’를 보기로 했다가 만남이 엇갈리는 장면 속에 1999년 건립된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등장한다. 덕선이 소개팅 남에게 차여 혼자 콘서트를 보러 가게 된 사실을 알고 정환이 콘서트장으로 달려갔지만 끝내 둘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곳 말고도 한정식당 예향재와 시외버스터미널 등도 '응답하라 1988'에 등장했다. 예향제는 택(박보검)이 군 복무 중인 정환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며 덕선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처음 털어놓는 장면이 그려진 곳이다.

이처럼 의정부 곳곳이 ‘응답하라 1988’의 주요 촬영지로 활용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해당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의정부에 꾸려져 주변 인프라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 또 세트장 외에도 지역에 많은 곳이 드라마의 배경이 된 80년대 옛 모습을 갖추고 있어 촬영지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덕선, 정환, 택 등 ‘쌍문동 5인방’이 나고 자란 골목 세트장은 의정부 녹양동 옛 군부대 터에 지어졌다. 군부대 터에 마련된 세트장(5292㎡)엔 80년대 서울 골목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시청자들을 옛 향수를 자극하며 공감대를 이끌었다. 이 세트장은 한 때 관광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다, 자금 문제 등으로 2016년 철거됐다.

1988은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 속 장면 하나하나가 잊고 지내 온 골목공동체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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