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켓맨' 주연을 맡은 태런 에저턴(왼쪽)과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메라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엘턴 존은 자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로켓맨’에서 본인을 연기할 배우를 직접 뽑았다. 오랜 기간 여러 후보가 물망에 올랐지만, 그의 선택은 태런 에저턴이었다.

영화 개봉(6월 5일)을 앞두고 방한한 영국 배우 에저턴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턴 존만큼 재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삶에 대한 사랑이나 즐거움, 예민함 등이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간 동안 (엘턴 존과) 영화 제작에 함께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그가 가까운 친구처럼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에저턴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유행어로 유명한 영화 ‘킹스맨’시리즈로 한국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덱스터 플레처 감독도 함께했다.

존은 72세인 지금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켓맨’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현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에저턴은 존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압박감을 풀어냈다. 에저턴은 “전체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존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현장에서 질문이 있다면 언제든 받아줬으며, 연기 운신의 폭도 넓혀줘 창의적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에 충실해야 할 전기 영화임에도 ‘로켓맨’에선 판타지 같은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존이 1970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극장에서 첫 공연을 하는 모습에선 그와 관객이 공중으로 둥둥 떠오른다. 플레처 감독은 “환상적이고 마법과 같은 요소를 넣으면서도 현실적인 부분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제3자가 아닌 존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라며 “존의 마음과 생각, 그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지에 집중했다”고도 설명했다.

에저턴이 주연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빼어난 노래 실력이다. 그는 2016년 애니메이션 ‘씽’에서 목소리 연기를 하며 존의 ‘아이 엠 스틸 스탠딩’을 부르기도 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존과 함께 듀엣으로 즉흥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플레처 감독은 “영화를 찍으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존의 수많은 곡 덕분에 적재적소에 캐릭터의 감정을 잘 담을 수 있었다”며 “에저턴의 좋은 목소리가 큰 도움이 됐는데 그가 촬영장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 부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영화 ‘로켓맨’은 엘턴 존이 1972년 발표한 동명의 곡에서 유래했다. 노래는 가족을 두고 화성으로 곧 떠날 우주비행사가 겪는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다. 플레처 감독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며 “혼자 올라가는 외로운 사람이면서 밝은 빛과 마법적인 일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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