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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법인이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그 세부담을 해당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하는 ‘2차 납세의무’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과점주주는 해당 법인 발행주식의 과반수를 소유하고 기업경영을 지배하는 주주를 가리킨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재향군인회가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남대문세무서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A사가 법인세 약 110억원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자, A사의 주식 82.19%를 보유한 B사를 국세기본법상 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체납법인세 중 83억여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B사마저 재산이 부족해 기한 내에 법인세를 납부하지 못하자, 남대문세무서는 B사의 주식 100%를 소유한 재향군인회를 다시 2차 납세의무자로 재지정했다. 재향군인회는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쟁점은 과점주주 법인의 과점주주를 또다시 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할 수 있는 지다. 국세기본법 39조는 ‘법인의 재산으로 체납 법인세를 충당하기 부족한 경우 법인의 주식 과반을 보유한 과점주주가 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만 규정한다.

1심은 재향군인회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과점주주의 과점주주를 2차 납세의무자로 보는 것은 법문언을 확장해서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단계적으로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면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정기간(부과제척기간) 또한 늘어나 이 같은 기간을 정한 취지마저 무색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심과 대법원 또한 1심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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