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인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 나타나지 않았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자신의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김 전 기획관은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 심리로 21일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방조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해 “건강이 안 좋아 재판에 나오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자숙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두 차례 불출석했던 김 전 기획관은 휠체어를 타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섰다.

검찰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에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면서 김 전 기획관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반면, 김 전 기획관 측 변호인은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서관의 뇌물방조 등 혐의에 대해 원심과 같은 판결이 항소심까지 이어졌다”면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김성호 전 국정원장, 2010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원씩 특활비를 뇌물로 받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국정원장들은 이 전 대통령 개인 차원이 아니라 청와대의 통상적 예산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국고손실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7월 4일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모습을 드러낸 김 전 기획관을 24일 증인으로 재소환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혔지만, 앞서 법원의 여섯 차례 소환과 구인장 발부에도 불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의 증인 신문이 진행될 경우 마무리 단계인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선배로 1970년대 중반부터 인연을 맺었고, 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2년부터는 재산관리를 담당하는 ‘집사’ 역할을 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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