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그만둔 뒤 첫 라디오방송 출연 “도보다리 회담 얻어 걸렸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사람은 잘 하는 걸 해야 한다”며 정치를 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시절 그는 4ㆍ27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의 기획을 도맡았다. 그러나 과거 저서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탁 전 행정관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 근무 시절 일화를 밝혔다. 탁 전 행정관은 특히 4ㆍ27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도보다리 회담’과 관련해 “(의도와 달리) 두 정상이 만들어낸 드라마”라며 “얻어 걸렸다”고 표현했다. 애초 도보다리 동선은 두 정상이 나무를 심은 뒤 잠깐 쉬는 의미에서 가볍게 준비한 것이란 얘기다.

탁 전 행정관은 “애연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고려해 재떨이도 뒀으나 연배가 높은 대통령 앞에서 그는 한 번도 피우지 않았다”며 “예의를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도보다리 회담에서 두 정상이 나눈 대화 중 일부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영여를 잘 못해서 걱정이라는 농반진반의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탁 전 행정관은 행사 기획자로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회담날 저녁) 판문점 야외에서 했던 환송행사 직전의 암전”을 꼽았다. 그는 “15초 간의 암전 동안 평화가 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 홍보위원장을 맡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러나 그는 “내가 간다고 그랬느냐”며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안을 주면 그때 생각해볼 것”이라며 “그간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선거에 뛸 생각은 없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왜죠?”라고 반문했다. 그는 주변에서 정치를 하라는 사람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같은 답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람이 자기가 잘하는 걸 하면 된다”며 “무엇을 알리고 기획하는, 지금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쇼통’(소통이 아니라 쇼다)이라는 비난에는 “(지도자는) 미디어나 행사로 본인이 갖고 있는 철학과 진심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그 과정을 쇼라고 한다면 인정하겠다”고 응수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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