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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물다양성의 날, 따오기 다시 난다

입력
2019.05.21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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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따오기가 오는 22일 국내에서 멸종된 지 40년 만에 야생으로 방사된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경남 창녕 우포따오기 복원센터 내 훈련장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따오기. 창녕군청 제공
천연기념물 따오기가 오는 22일 국내에서 멸종된 지 40년 만에 야생으로 방사된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경남 창녕 우포따오기 복원센터 내 훈련장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따오기. 창녕군청 제공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친숙한 동요로 널리 알려진 따오기가 5월 22일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창녕 우포늪에서 다시 날게 된다. 1925년 아동문학가 한정동 시인이 노랫말을 쓴 이 동요는 따오기가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고 흔히 접할 수 있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따오기 울음소리를 통해 나라 잃은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19세기 말 영국의 캠프벨은 한국의 조류를 관찰한 논문에서 ‘한국에서 따오기가 겨울과 봄에 쉽게 볼 수 있는 새’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따오기는 1979년 비무장지대에서 관찰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우리 곁에서 사라진 생물은 따오기뿐만이 아니다. 호랑이, 표범, 크낙새, 쇠똥구리 등도 그렇다. 특별한 노력이 없다면 수십 년 내 수원청개구리, 양비둘기, 여울마자, 한라송이풀 등 267종의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 지구적 생물 종 감소 추세는 어느 때 보다 급격하다.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보고서에 따르면 서식지 감소, 남획, 기후변화 등으로 현존하는 동식물 종의 8분의 1에 달하는 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나무 숲이 아닌 도시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생물 종의 멸종을 잘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생물다양성이 훼손되면 그 결과는 돌고 돌아 우리에게 온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가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신호이다. 생물 종과 이를 포함한 생태계는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생태계는 우리에게 식량, 건강, 관광 등과 같은 직ㆍ간접적 혜택인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2010년 나고야의정서 채택에 따라, 유용한 생물자원을 보전하고 활용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으로 직결된다. 생물 종 다양성은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의 기반이 되는 서식지 보호를 위해, 환경부는 국립공원, 습지보호지역 등 국가보호지역을 2021년까지 국토면적의 17%까지 늘리고, 훼손 지역 복원 등 한반도 생태축 보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연자원총량제 등 체계적인 생태보전ㆍ복원 기반을 마련하고, 자연이 주는 생태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여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참이다.

또한, 작년에 수립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을 토대로 2027년까지 여우, 흰수마자, 나도풍란 등 우선 복원대상 25종을 체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생물다양성관리계약 등 생태계서비스 개념에 기반을 둔 서식지 연계 관리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과 실천이다. 생물다양성 탐사활동에 참가해 주변의 생물종을 알아가는 것은 자발적 실천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시민모금을 통해 강화 매화마름 자생지를 지켜낸 것과 같이 국민신탁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동참하는 좋은 방법이다. 금년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자연으로 날아가는 따오기처럼 한반도의 다양한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남아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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