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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대응 문제 없다”… 경찰 해명에도 번지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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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대응 문제 없다”… 경찰 해명에도 번지는 논란

입력
2019.05.19 18:10
수정
2019.05.19 22:5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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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객 제압 시 시민에 도움 요청 논란 

 경찰 “문제 없었다” 영상 공개했지만 

 “여성 경찰은 치안조무사” 등 조롱 

경찰이 공개한 원본 영상에는 취객이 경찰관을 폭행하고(왼쪽) 이를 제압한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다른 취객이 밀치며(가운데) 이후 여성 경찰관이 무릎으로 쓰러진 취객을 제지하는 장면이 담겼다. 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경찰이 공개한 원본 영상에는 취객이 경찰관을 폭행하고(왼쪽) 이를 제압한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다른 취객이 밀치며(가운데) 이후 여성 경찰관이 무릎으로 쓰러진 취객을 제지하는 장면이 담겼다. 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취객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남녀 경찰관이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경찰이 현장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여경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온라인 상에서는 ‘여경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여성 혐오 또는 비하론’이 논란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발단은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영상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의 한 사용자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 논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 취객이 현장에 출동한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남성 경찰관이 취객의 손목을 꺾어 제압하자 곁에 있던 다른 취객이 막아서는 여성 경찰관을 밀치며 남성 경찰관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이에 여성 경찰관은 무전기로 지원요청을 하는 내용이다.

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여성 경찰이 노인에게 몸싸움에서 밀렸다며 ‘여경 무용론’이 번졌다. 특히 여성 경찰관이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이 포함된 영상까지 등장하면서 일부에서 “여성 경찰은 ‘치안 조무사’”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을 없애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오르기도 했다.

전체 영상 중 남성경찰관이 뺨을 맞는 순간부터 여성경찰관이 무전을 하는 장면까지가 편집돼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전체 영상 중 남성경찰관이 뺨을 맞는 순간부터 여성경찰관이 무전을 하는 장면까지가 편집돼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경찰은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의 입장 자료와 함께 1분59초짜리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며 “출동 경찰관이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13일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음식점 앞에서 발생했으며, 술값 계산 시비로 음식점에서 행패를 부리다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장모(41)씨와 허모(53)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전체 1분 59초의 동영상 중 남성 경찰관이 뺨을 맞는 순간부터 여성 경찰관이 무전을 하는 장면까지를 편집해서 올린 것”이라며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취객을 제압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으나 경찰은 “여성 경찰관이 합류한 교통경찰관과 함께 취객에게 수갑을 채웠다”고 반박했다.

전체 영상을 본 경찰관들도 “남자 경찰도 취객이 주먹을 갑자기 휘두르면 제압하기 힘들다”며 현장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체격이 작은 남성 경찰이었어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찰이 폭행 당하고도 테이저건이나 삼단봉 등 제압용 장비를 곧바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 등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바라보는 일부의 그릇된 시선이 논란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경 폐지론의 배경에는 남녀 대결 구도의 불순한 의도까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남성 경찰관의 문제였다면 경찰 자체 폐지론을 들고 나올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여경이 문제라는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경찰 공권력의 행사라는 관점에서 생산적 논의를 진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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