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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불황 탓…삼성, 인텔에 '반도체 왕좌' 또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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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불황 탓…삼성, 인텔에 '반도체 왕좌' 또 내줘

입력
2019.05.17 16:35
수정
2019.05.17 18:4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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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3년만에 올해 연간 매출 1위 자리도 탈환할 듯

삼성, R&D 비용 늘리며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속도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매출 순위. 김경진기자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매출 순위. 김경진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불황 탓에 2분기 연속 미국 인텔에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시스템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인텔은 삼성의 부진을 틈타 3년만에 다시 연간 매출 1위 자리를 뺏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크게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메모리(D램, 낸드플래시)와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삼성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4%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하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매출액은 128억 6,7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 상위 15개 기업 중 최대 감소율이다.

반면 인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57억 9,900만달러로 작년 1분기 보다 고작 3,300만달러 줄어드는데 그쳤다. 증감률은 0%로 사실상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올린 셈이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인텔에 2분기 연속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삼성은 1993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23년 간 반도체 왕좌 자리에 앉아있던 인텔을 제치고 2017년 처음으로 연간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메모리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연간 기준으로 2년 연속 매출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삼성은 4분기에는 분기 기준 1위 자리를 인텔에 다시 넘겨줘야 했다. IC 인사이츠는 메모리 시장의 불황을 언급하며 “인텔이 올해 3년 만에 다시 반도체 왕좌 자리에 쉽게 복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매출도 전년대비 각각 26%, 27% 감소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가 주력인 브로드컴과 퀄컴 등의 매출 감소율은 4%에 그쳤다. 이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부진으로 올 1분기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나 감소한 735억 4,800만달러였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자,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은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총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세운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구개발(R&D) 비용도 대폭 늘리며 시스템 반도체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5조 5,173억원의 역대 최대 R&D 비용을 집행한 삼성은 올해 1분기에도 5조 372억원을 R&D 예산으로 책정해 2분기 연속 5조원 이상을 R&D에 쏟아 부었다.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2016년까지만 해도 분기 기준 3조원 수준에 그쳤으나 2017년 2분기 처음 4조원대에 진입한 뒤 지난해 4분기부터는 5조원을 웃돌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육성전략을 발표한 만큼 R&D 비용은 향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삼성이 올해 분기 5조원 이상의 R&D 비용을 계속 집행한다면 올해 총 R&D 규모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의 18조원을 쉽게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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