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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총수 구광모, LG에 '공격 DNA'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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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총수 구광모, LG에 '공격 DNA'를 심다

입력
2019.05.17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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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변화1- 신상(信賞)대신 필벌(必罰)

지난해 11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이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벼랑 끝에 몰려 있지만,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을 1년 만에 전격 교체한 것은 인화를 중시하는 LG 인사 정책상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 잘하는 직원에게 상을 주는 ‘신상(信賞)’에만 신경 썼던 LG가 이제는 성과에 따라 직원에게 책임을 묻는 ‘필벌(必罰)’ 원칙도 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변화2-타사와 공개적 싸움

지난달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기술유출’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도 과거 LG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특히 LG화학은 소송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다른 회사와의 싸움을 피하지 않는 모습은 TV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LG는 삼성이 생산하는 QLED(퀀텀닷) 스크린에 대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이름만 비슷한 LCD(액정표시장치) 제품”이라 평가절하하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스마트폰 국내 생산 전격 중단, 보안 논란이 불거져 미국의 압박이 거셌음에도 중국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도입한 것 등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결정을 잇따라 내리면서 “LG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 한국일보]LG그룹 주요 변화 모습들. 신동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LG그룹 주요 변화 모습들. 신동준 기자

LG 변화의 바람 중심에는 지난해 6월 그룹 총수로 취임한 구광모(41) 회장이 있다.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4대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청와대의 ‘기업인과의 대화’ 등 외부 행사에서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조용한 성격을 드러내지만, 내부적으로는 LG를 성과 중심의 공격적 조직으로 바꾸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성과를 내지 못한 LG전자 MC 사업본부장을 1년 만에 경질한 구 회장은 올해 3월에는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인 신학철 3M 전 수석부회장을 영입해 LG화학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1974년 창사 이후 LG화학이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구 회장의 인사는 파격이었다.

구 회장의 외부 영입 인사 1호인 신 부회장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하며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신 부회장은 취임 2개월만에 국제 소송전을 독자적으로 주도하면서 안정과 화합을 강조했던 전통적인 LG 계열사 CEO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생활가전 사업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화학 등 LG의 주요 사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LG가 변화를 시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최근 LG 움직임을 보면 인화를 바탕으로 한 정(情) 문화의 LG가 성과와 실리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기업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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