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6일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6월 임단협 협상을 개시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부산공장 상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여 르노삼성차는 내년도 수출용 생산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4일 제28차 임단협 본교섭을 시작한 이후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40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16일 오전6시20분쯤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부산공장이 생산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됐다”며 “노사가 파국만은 피하자는 공감대를 이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이날 잠정 합의안에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양보 안을 도출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시간당 생산량 감축 등을 포함한 근무강도 개선을 요구해왔고, 사측은 부산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본급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왔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총 1,076만원 지급, 근무 강도 개선 위한 60명 인력 채용 등이 골자다. 쟁점사항이었던 전환 배치와 관련해서는 노사가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가 기존의 전환 배치 규정을 ‘노사 간 합의’로 바꾸자는 요구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21일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 이상 찬성할 경우 최종 타결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과거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 된 사례가 몇 차례 있다”면서 “최종 타결 때까지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단협이 타결되더라도 부산공장의 닛산 로그 물량을 회복시키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로그 생산물량은 연간 8만대에서 현재 6만대로 축소됐고, 오는 9월이면 예정대로 위탁 생산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사측은 내년 1분기 생산을 시작할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인 ‘XM3’의 위탁 물량을 르노 본사로부터 최대한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생산 규모는 연간 20만대다. 르노삼성의 내수 물량이 연 평균 1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수출에서 나머지 물량 10만대를 채워야 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근 100여개 국가가 포함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소속 지역본부가 변경되면서 수출 판로가 넓어졌다”며 “한 국가에 5,000대씩 10개국에만 수출할 수 있어도 5만대 물량을 채울 수 있는 만큼 르노 본사에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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