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견본주택 앞에서 방문객들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더피알 제공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가 ‘슬럼가’ 이미지를 벗고 환골탈태 중이다.청량리역 인근집창촌과 동부청과시장 일대는 2021년까지 최고 6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11개 동이 들어서는 등 초고층 타운으로 변모한다.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경전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도 대거 확충된다. 전문가들은 신축 대단지에 풍부한 교통망이 갖춰지는 청량리 일대가 동북권의 핵심 주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고층 도시로 변모하는 청량리 

청량리는부정적 지역 이미지로 서울에서 가장 저평가돼 온 곳이다. 하지만 최근대형 건설사들이 이 지역 일대에 대규모 주상복합 건설을 맡으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내달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뉴타운 4구역에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를 분양한다.속칭 ‘청량리 588’로 불린 과거 집창촌 터에 최고 65층 높이 아파트(1,425가구)와 쇼핑몰ㆍ오피스(528실), 호텔(270객실) 등 초고층 건물 5개동이 들어서는 것이다.주상복합건설에 따라답십리길~롯데백화점 구간 도로는기존 8m에서32m로 넓어진다.

청량리 4구역 맞은편 동부청과시장(용두동 일대) 자리에도 최고 59층 초고층 건물이 올라간다. 한양은 지난달 이곳에서 주상복합단지 ‘청량리 수자인 192’ 1,120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1순위 모집에 4,391명이 접수했다.

용두동 청량리 3구역에는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공동시공하는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가 들어선다. 지하 6층~지상 40층 주상복합으로 아파트 220가구(일반분양 203가구), 오피스텔 34실로 구성된다.지난달 117가구 모집에 3,636건이 몰려 청약경쟁률 평균 31.08대 1을 기록했다.

청량리역인근 개발과 교통망 개선 효과에 힘입어 일대 주택 재개발ㆍ재건축구역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대지면적 8만3,883㎡로 청량리 주택재개발 지역 중 최대 규모인 청량리6구역은 올해 1월 조합설립인가 기준인 동의율 75%를 넘어섰다. 이 구역엔 총 19개동의 지상 16층 아파트 1,236가구가 신축될 예정이다.

청량리7구역은 현재 관리처분인가 준비 중이고 청량리8구역은 지난해 7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10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전농9구역 재개발 사업도 지난해부터 본격 재추진되고 있다.

 ◇GTX-BㆍC노선 통과‘강북의 삼성동’ 

청량리의 가장 큰 입지적 장점은 교통이다. 서울 동남권에서 강남북 업무지구를 모두 20분대에 갈 수 있다.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경원선ㆍ경춘선ㆍ경의중앙선ㆍ분당선이 운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분당선 연장 개통으로 왕십리역과 선릉역이 16분 거리로 단축되며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고속철도로 지방을 오가기도 편하다. 지난해 12월 서울~강릉을 잇는 KTX경강선이 개통되면서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86분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앞으로도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경전철과 GTX-BㆍC노선 등 4개 노선이 더 들어선다.

청량리 일대가 교통 호재와 각종 개발사업으로 거듭나면서 마포ㆍ용산ㆍ성동구과 함께 ‘청마용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집값도 상승세다. 6년 전 5억원대에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2배가 넘는 10억원에 거래되는 등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아파트(2013년 4월 입주)의 경우전용면적 59㎡이 6년 전 3억7,000만원 안팎에 거래됐으나최근시세가 8억원을 웃돌고 있다. 비슷한 시기 5억원대에 거래됐던 84㎡는 최근 11억원까지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축 대단지에 풍부한 교통망이 갖춰지는 청량리 일대가 동북권의 핵심 주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아직도 낙후된 곳이 많고 주변 학군 역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청량리 일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 주변은 재래시장 일색이고 학교도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량리 일대에 주택 수요가 몰리려면 학군을 중심으로 젊은층의 주목을 끌고 슬럼가 이미지를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하지만 이미 뛰어난 교통환경을 갖춘 곳인 만큼 주상복합을 필두로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서면 강북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여건은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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