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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박영선 “문재인 정부 2년, 방향 맞지만 속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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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박영선 “문재인 정부 2년, 방향 맞지만 속도 아쉬워”

입력
2019.05.09 11:47
수정
2019.05.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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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업무 시작… 안전망 확보, 과감한 재정 투자 ‘투 트랙’ 강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고3 수험생이 된 기분입니다.”

박영선(5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 달 8일 취임한 박 장관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1층 커피숍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박 장관은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야 하고 예습, 복습도 하고 있다”며 장관으로서 업무 파악에 매진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 장관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업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정치인 시절부터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습관을 들였는데 타고난 강골에 체력도 강해 활력 넘치게 일하고 있다는 게 중기부 직원들의 전언이다.

박 장관은 이날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 소신과 앞으로 펼쳐나가야 할 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의 모두 발언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여러 개 쏟아지며 원래 20분 정도로 예정됐던 티타임은 50분 가까이 이어졌다.

박 장관은 먼저 “중기부 1기(홍종학 전 장관)는 언 땅에 씨를 뿌린 시기였다면 2기를 맞아 이제 언 땅에 싹을 틔워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아침 통계자료 업데이트 상황을 보며 적재적소에 투자하면 반드시 그 열매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제2의 벤처붐이 가시화하고 있다. 신설 법인 수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100억원 이상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어제도 스타트업 엑스포 조직위를 구성한 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제2의 벤처붐 조짐이 확실히 있다고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10일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문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와 공과를 묻자 박 장관은 “국회에 있었다면 평가를 할 수 있지만 국무위원으로 점수를 주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문 정부가 잘한 건 방향은 맞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는 속도의 조절 문제, 초기에 국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간담회에 앞서 취임 한 달 소회를 밝히고 있는 박영선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간담회에 앞서 취임 한 달 소회를 밝히고 있는 박영선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박 장관은 사회 안정망 확보와 동시에 과감한 재정 정책이라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러 번 힘줘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100년 전 정부는 마차를 타려는 사람들을 위해 안전망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동차 타려는 사람들에게 장려책을 제공했어야 했다”며 “1,2차 산업혁명이 삶을 편안하게 해주고 사회변혁이 일어나 민주화도 가까워졌지만 양극화 문제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인 현재에도 변화의 속도에 적응이 더딘 이들을 위해 정부가 안전망 대책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미래 수소차를 개발하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장려책을 내놓는 등 과감한 재정 투자를 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블룸버그 등 세계 경제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권고 사항이 그렇다”고 설득했다.

‘투 트랙 전략’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균형점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일어나고 균형점을 찾아내는 게 유능한 정부”라며 “균형점을 잘못 잡으면 영국의 붉은깃발법과 같이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의 붉은깃발법은 1996년 제정돼 30년간 시행된 세계 최초의 도로교통법으로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박 장관은 정부와 중소기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최저임금 등의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달 말 중소기업계 간담회에서 박 장관은 “최저임금을 업종이나 규모별로 차등화 하는 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솔직히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탄력근로제에 대해서도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는 6월 이후에 논의하자”고 말했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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