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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40여명 농촌 초교… 드론축구 정상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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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40여명 농촌 초교… 드론축구 정상에 올라

입력
2019.05.01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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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청도군 각남초등학교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교내 드론축구장에서 드론축구를 시작하기 전 드론을 띄워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청도=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교내 드론축구장에서 드론축구를 시작하기 전 드론을 띄워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청도=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를 시작하기 전 드론을 띄워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청도=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를 시작하기 전 드론을 띄워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청도=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 시작 전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 시작 전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2025년 세계드론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30일 오후 1시 경북 청도군 각남면 각남초교 운동장에는 10여 명의 학생들이 드론축구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왜앵~”하는 드론 소리와 “옆으로 공격”, “막아, 막아” 등 아이들의 함성이 뒤엉켰다. 공격 중인 드론이 허공 드리블로 골대를 향해 달리자 수비팀에서 필사적인 방어를 펼쳤다. 가로 7m 세로 5m 높이 3.5m 규모의 축구장에서 펼쳐지는 드론축구는 천장에 매달린 도넛 모양의 상대편 골대에 드론이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공 모양의 양팀 드론 10대가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골이 터질 때마다 “골인” 하는 함성이 운동장 밖까지 울려 퍼졌다.

각남초교는 전교생이 40여 명에 불과한 초미니 농촌학교지만 드론을 활용한 4차산업혁명 시대 창의융합교육 수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 1인당 7대인 드론보유 비율도 전국 최고다.

이 학교에 드론이 날기 시작한 것은 2017년 7월이었다. 최정하(54) 교장이 “21세기 4차산업혁명시대는 남과 다른 생각을 키우는 창의성교육이 필요하다”며 “로봇, AI, 자율자동차 가운데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아이템은 드론”이라며 드론 40여 대를 구입해 교육에 나섰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아이들은 금세 드론에 매료됐다. 드론을 조종하면서 비행 원리를 깨치고, 직접 조립해 보면서 정보통신(IT) 기술에 눈을 떴다. 이 결과 경북도교육청이 미래교육 창의성 모델 학교로 선정했다.

특히 드론과 축구가 결합된 ‘드론축구’에 아이들은 열광했다. 드론축구는 양팀에서 각각 5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2명은 공격수, 3명은 수비수로 역할을 분담, 드론볼을 조정해 지상 3m높이에 설치한 도넛모양의 골대(직경 60㎝)에 슛을 넣는다. 경기는 3분 3세트로 진행해 많은 세트를 가져간 팀이 승리를 가져간다.

최고 시속 60㎞의 빠른 스피드를 가진 드론볼이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쳐 짜릿한 묘미와 스릴이 넘쳐 인기몰이 중이다. 전국에 성인팀은 130여 개, 유소년 드림축구팀은 500여 개나 된다. 해외서도 영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 해외 10여 국에 진출해 있다.

각남초에 드론축구가 보급되는 것을 누구 보다 반긴 이는 학부모들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팀을 짜서 경기를 뛰는 까닭에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데다, ‘스마트폰 중독 해독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학부모, 동창회 등이 나서 지원을 아까지 않았고 드론을 300여 대나 더 장만했다. 과학실에는 미니 골대, 운동장에는 드론축구장까지 마련했다.

5학년 최재형(12) 군은 “친구들과 어울려 전략 전술을 짜고 함께 손발을 맞추는 게 정말 재미있고, 협동심이 저절로 길러지는 것 같다”면서 “2년 전만 해도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하루 2~3시간씩 허비하는 바람에 ‘중독될까 무섭다’는 꾸중을 자주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안 듣는다”고 말했다.

각남초 드론축구팀은 드론학원생들이 주름잡고 있는 드론축구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스포엑스컵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각남초 학생들이 유소년부 우승을 차지했다. 16개 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각남초교는 4전 전승으로 100만원의 상금까지 받았다. 지난해 10월 경남 사천 공군참모총장배 대회에서 3위, 11월 전주 드론축구 페스티벌에서는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유소년 층에 드론축구가 확산되면서 미래도 밝다. 당초 드론축구는 중소벤처의 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등을 돕는 ㈔캠틱종합기술원(원장 양균의)이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캠틱종합기술원 이범수 드론축구 팀장은 “드론축구는 한국이 종주국이라 룰과 경기장 규격, 경기운영의 노하우 등을 주도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전주시가 추진중인 ‘2025년 세계드론축구 월드컵대회’ 유치가 서사되면 이들 학생들이 주축이 돼 세계 드론축구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정하 교장은 “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강의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4차산업과 관련해 어느 대도시 학교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시골학교로 우뚝 서고 싶다”고 밝혔다.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장에서 드론을 날려 공격과 수비를 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청도군 각남초 학생들이 30일 드론축구장에서 드론을 날려 공격과 수비를 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최정하 각남초 교장이 30일 4차산업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최정하 각남초 교장이 30일 4차산업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whitekmg@hankookilbo.com

청도=글ᆞ사진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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