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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전 세계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가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타 품목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지금 같은 의존이 전체 수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주력 수출 품목의 다변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수출은 231억 9,900만달러(27조 268억원)로 총 수출액(1,326억 9,900만달러) 가운데 17.5%를 차지했다. 2위인 일반기계(9.7%)의 2배 수준에 달할 만큼 압도적인 비중. 수출 기여도 역시 20.9%를 기록하면서 ‘슈퍼호황’ 초기였던 2017년 평균(17.1%)보다도 높아 최고 수출 효자로서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반도체 품목의 무역수지 역시 125억 5,000만달러(14조 6,207억원) 흑자로, 전체 무역흑자(52억 2,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반도체 수출 성적표는 최근 몇 년 동안 눈 부셨다. 1990년 처음 수출 비중 1위(7.0%)에 오른 후 2016년까지는 7∼13% 사이를 맴돌았지만 2017년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20%를 넘어설 정도였다. 1994년 처음으로 연간 100달러를 돌파했던 반도체 수출액 역시 2010년 500억달러대에서 지난해 1,267억달러로 8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도체가 이처럼 ‘수출 코리아’의 첨병 역할을 계속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한다. 가격 변동과 같은 시장 상황 변화로 반도체 수출이 휘청거릴 경우 전체 수출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세계 유수의 IT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춘 데다 중국 경기 둔화까지 더해지면서 메모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물론 전체 우리나라 수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올 1분기 반도체 수출 가운데 73.4%, 반도체 무역흑자 가운데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면서 “메모리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출 활로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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