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학생부교과전형 3배로 늘려
서울대 신입생들이 지난달 4일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해 교가를 부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학들이 지난해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권고한 ‘정시 비율 30% 확대’ 권고에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26일 교육부와 대학 등에 따르면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지난달 말 정시 비율 산출 시 전체 모집정원에서 예체능·재직자(특성화고 졸업생)·재외국민 전형과 같은 실기 위주 전형을 빼달라는 요구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대입에서 실기 비중이 큰 학생들까지 모집정원의 모수(母數)에 포함시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전형은 아예 수능을 보지 않거나 수능 반영 비율도 미미한 만큼, 정시 비율을 계산할 때 모수에서도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대학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정시 비율 30% 달성은 보다 수월해진다. 실기위주 전형과 재외국민 전형을 합하면 2020학년도 기준으로 3만3,199명(9.5%)다.

대학들이 이처럼 정시 확대에 주저하는 이유는 수시로 뽑은 학생들이 여러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은 “수시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전공 적합성이나 학업 역량이 높다는 게 대학 내부 자료로도 증명된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정시로 들어온 학생들의 경우 수시입학생보다 재수 등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 비중이 30% 이하인 주요 대학은 2020학년도 기준으로, 고려대(17%) 서울대(21%) 중앙대(24%) 이화여대(26%) 등이다.

교육부는 수용불가 입장이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전체 모집정원에서 실기 위주 전형을 빼면 정시 비율을 따로 늘리지 않아도 대개 자동으로 정시 30%를 달성하게 된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공론화위의 ‘권고’를 대학들이 실제로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정시 비율 30%에 못 미치는 대학은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고려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중을 늘리는 대신, 현재 10.5%(400명·2020학년도 기준)인 학생부교과전형을 3배가량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정시로 모집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지방대 사정을 고려, 정시가 미달이더라도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30% 이상이면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학생 충원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고려대는 이를 활용해 정시 비율을 확대하지 않으면서도 교육부 지원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송근현 과장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이 없는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 30% 이상’이라는 조건을 악용한다면, 앞으로 지원사업에서 이 조건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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