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로 데뷔, JYJ로 갈라져 배우로 제2전성기 
 성폭력 의혹 벗나 싶더니 마약 혐의로 구속 갈림길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흘렸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의 눈물이 무색해졌다. 그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지만, 그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몸 속에 어떻게 필로폰이 들어갔는지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그의 뻔뻔한 태도에 마지막까지 지지했던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씨제스)도 24일 박유천과의 전속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예계 퇴출’ 선고다. 남부럽지 않은 한류스타로 화려한 삶을 누리던 그는 어떻게 몰락하게 됐을까.

2005년 9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2집 쇼케이스에서 그룹 동방신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박유천.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방신기로 데뷔… 한류스타로 성장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 버지니아 주로 이민을 간 그는 2001년 미주 가요제에 참가해 대상을 받는 등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다. 이를 계기로 2003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에 연습생으로 발탁됐고, 국내로 들어와 1년간 가수를 준비했다.

다음해 박유천은 5인조 아이돌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했다. 미국에서 사용했던 애칭 ‘믹키’를 본따 ‘믹키유천’이라는 예명을 썼다. 데뷔곡 ‘허그’로 좋은 반응을 끌어낸 동방신기는 쉼 없이 활동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그 해 연말 ‘서울가요대상’ 신인상과 본상을 시작으로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박유천은 귀공자 같은 외모와 반듯한 이미지, 감미로운 목소리로 독자적인 팬층을 쌓아갔다.

당시 동방신기는 2008년 팬 카페 회원이 80만명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가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2005년 일본에 진출해 2년 만에 오리콘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차곡차곡 한류의 초석도 다져나갔다.

박유천(왼쪽에서 세 번째)은 2010년 KBS2 '성균관 스캔들'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청춘 스타로 성장해 나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방신기 탈퇴… 배우로 성공가도 

톱스타로 군림하던 2009년 위기가 닥쳤다. 박유천이 다른 멤버인 김재중, 김준수와 함께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다. 세 사람은 부당한 전속계약과 수익 배분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SM의 입장은 달랐다.

SM은 “이들이 화장품 사업을 하며 이익을 얻기 위해 계약을 위반하게 됐고, 이를 가리고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법정 공방은 3년 4개월간 이어졌다.

박유천은 소송을 제기한 두 명과 함께 독립해 JYJ라는 새 그룹을 꾸렸다. SM에 남은 최강창민과 유노윤호는 2인조로 동방신기 활동을 이어나갔다. JYJ는 법적 분쟁의 여파로 음악 방송 활동에 제약을 받았지만, 해외 투어 콘서트를 펼치며 아시아권에서 입지를 키워나갔다.

박유천은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2010년 KBS2 ‘성균관 스캔들’로 두각을 드러낸 후 드라마 SBS ‘옥탑방 왕세자’(2012), MBC ‘보고싶다’(2012)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고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영화 ‘해무’(2014)에서는 인상 깊은 연기로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그에게 제 2의 전성기가 열리는 듯했다. (▶관련기사 보기)

가수 겸 배우 박유천. 한국일보 자료사진
 성폭력 의혹으로 추락한 이미지 

어렵게 쌓은 공든 탑은 한순간 무너졌다. 2016년 한 20대 여성이 그가 술을 마시고 강남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박유천 측은 즉각 “허위 사실”이라며 반발했지만, 뒤이어 세 명의 여성이 같은 혐의로 줄줄이 그를 고소했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미지가 추락하며 연예인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관련기사 보기)

공백기를 가지던 중 2017년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결혼설이 불거졌다. 이들은 열애를 인정하고 9월 결혼 계획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유천이 결혼을 기점으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란 추측도 돌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을 몇 두 차례 연기하더니, 다음해 결별 소식을 전했다.

박유천이 17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러난 마약의 증거… 기자회견은 ‘대국민 사기극’? 

재기를 노리던 박유천이 다시 대중 앞에 나선 건 마약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서였다. 황씨가 최근 경찰조사에서 유명 연예인이 자신에게 마약 투약을 권유했다고 주장해 박유천이 의심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다시 활동하기 위해 하루하루 채찍질하며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고 있다”며 “제가 마약을 생각했거나 복용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관련기사 보기)

그러나 증거가 드러나면서 그는 ‘양치기 소년’이 됐다. 검찰은 23일 마약을 투약하고 거래한 혐의로 박유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유천은 26일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여부가 갈리게 된다. (▶관련기사 보기)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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