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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날 보려고 휴가ㆍ수업결석… ‘어벤져스 4’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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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날 보려고 휴가ㆍ수업결석… ‘어벤져스 4’ 광풍

입력
2019.04.24 18:44
수정
2019.04.24 22: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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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관객 127만 돌파 신기록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 24일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관객들이 마블 굿즈를 구매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 24일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관객들이 마블 굿즈를 구매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개봉한 24일, 첫 상영이 끝난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맥스관에 묵직한 박수 소리가 울려 펴졌다. 2008년 시작된 마블의 10년 대장정을 장엄하게 마무리한 슈퍼히어로들에게 바치는 팬들의 뜨거운 헌사였다. 전체 624석인 이 상영관은 오전 7시 30분에 상영이 시작됐음에도 단 한 석도 남김없이 들어찼다.

이날 극장가 풍경은 여느 평일과는 달랐다. 상영이 시작되자마자 ‘어벤져스4’를 보려는 팬들이 몰렸다. ‘어벤져스4’에 새로 등장한 슈트와 똑같이 디자인된 티셔츠를 입고 온 대학생 박모(19)씨는 “마블 영화 전편을 평균 5~10회 정도 반복해서 관람했다”며 “10대 성장기에 늘 마블 영화가 함께했기에 마블은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애정을 고백했다. 박씨는 ‘어벤져스4’ 첫 상영을 보기 위해 예매 전쟁을 치렀고, 일곱 번 반복 관람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중 무려 네 번을 개봉일 하루에 몰아서 본다. 박씨는 “한국에서 마블 영화는 대개 수요일에 개봉하기 때문에 올해 초 대학 수업시간표를 짤 때부터 수요일은 아예 비워 뒀다”면서 낮 12시 시작되는 두 번째 관람을 위해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대학생 김모(20)씨도 친구와 함께 오전 7시 10분 4DX(좌석이 놀이기구처럼 움직이는 특수 상영시설)관 첫 회를 관람했다. 김씨는 “영화 도입부부터 친구와 손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며 “마블의 세계관에 한번 빠지면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헤어나올 수 없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2주 뒤 아이맥스관도 예매를 했다는 김씨는 굿즈 판매점에 들러서 기념품도 샀다. 이날 전국 CGV 굿즈 판매점에 새로 출시된 어벤져스 미니블록은 오전 10시 판매 시작과 동시에 2,000여개 전량 완판됐다.

CGV 아이맥스관과 4DX관은 물론이고 일반 2D관에서도 매진이 속출했다. 오전 7시대 조조 상영관이 특히 붐볐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관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휴가를 낸 직장인과 수업에 빠진 대학생부터 온라인에서 만나 단체 관람한 마블 동호회 회원들, 중간고사를 마치고 온 고등학생들도 있었다. 용산공고 2학년 노재학(17)군은 “기억도 안 나는 어릴 때부터 마블 영화를 봤다”며 “새 영화가 나오면 유튜브 영상으로 이전 영화를 복습하고 극장에 온다”고 말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관객들의 열정은 박스오피스를 발칵 뒤집어 놨다. ‘어벤져스4’는 이날 오후 6시 40분 기준 누적 관객수 127만명을 돌파했다. 개봉일 역대 최다 관객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신과 함께-인과 연’이 기록한 124만6,603명이었다. ‘어벤져스4’는 100만 고지도 개봉 4시간 30분 만인 오전 11시 30분에 이미 넘어섰다. 이 또한 초유의 기록이다. ‘어벤져스4’보다 앞서 개봉일 관객수 100만명을 기록한 영화는 지난해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과 ‘신과 함께-인과 연’밖에 없었다. 두 영화는 각각 오후 5시와 오후 6시에 100만명을 넘겼는데, ‘어벤져스4’는 그 절반도 안 걸렸다. 개봉 전 예매 관객 230만명을 기록했을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지만 체감 열풍은 훨씬 압도적이다.

‘어벤져스4’가 최종적으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돌파는 물론 한국 영화 ‘명량’의 1,700만 신화도 넘본다. 중장년층까지 아울렀던 ‘명량’에 비해 관객 확장성은 떨어지지만 반복 관람 열기가 심상치 않다. 아이맥스, 3D, 4DX, 2D, 사운드 특별관 등 다양한 포맷으로 영화를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 영화 관계자들은 ‘어벤져스4’가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에 새로 써넣을 신기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월 한 달간 극심한 비수기를 겪은 극장들은 이제야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캡틴 마블’ 흥행 이후로는 전국 일일 관객수가 최저 10만명대까지 급락할 정도로 극장가가 썰렁했다. 한 극장 관계자는 “4월은 원래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유독 혹독했다”며 “‘어벤져스4’가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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