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회장에 올랐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 전 회장 소유의 지분 정리 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공석인 회장 자리를 그대로 둘 경우 그룹 경영 전체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그룹 안팎의 우려에 따른 발 빠른 행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인 조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양호ㆍ석태수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조원태ㆍ석태수 각자 대표이사로 전환되게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신임회장은 앞으로 대한항공을 비롯 그룹 경영 전반을 꾸려나가게 될 것”이라며 “그룹 공식 후계자임을 대ㆍ내외에 선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한진그룹 안팎에선 ‘조원태 체제’ 전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 전 회장은 한진칼 지분 17.84%를 가진 개인 최대지주이지만 조 신임회장이 이를 승계 받으려면 2,0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 더욱이 조 신임회장과 조현아ㆍ조현민 3남매 간 주요 계열사 지분 정리도 아직은 안개 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 내에서 조원태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있을 국민연금, KCGI(강성부펀드) 등 외부세력의 경영권 견제에 맞서 서둘러 후계 구도를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별도 취임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사회는 “조 회장 선임은 조 전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 신임 회장이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계승·발전시키고, 그룹 비전 달성을 차질 없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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