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최근 5년간 마라도 면적의 6배가 넘는 농지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전경.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최근 5년간 마라도 면적의 6배가 넘는 농지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농지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은 2014년 114건ㆍ31만㎡, 2015년 44건ㆍ15만㎡, 2016년 8건ㆍ1만9,000㎡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감귤원 폐원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하면 1MW 기준 연간 5,100만원의 고정 수입모델이 도입되면서 2017년 93건ㆍ29만㎡에서 지난해 318건ㆍ119만㎡로 면적이 급증했다. 또 최근 5년간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 농지를 모두 합하면 195만9,000㎡로, 마라도 면적(30만㎡)의 6.5배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허가를 받고 착공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까지 있어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농지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고령 농가들을 중심으로 힘든 농사 대신 연금처럼 수입이 보장되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농민이 농지에 태양광 발전을 하면 농지전용 부담금의 50%를 감면해 주고 있고, 해당 농지의 지목을 잡종지로 변경할 후 있어 향후 개발행위도 가능하기 때문에 농지 잠식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경작지가 집단화되거나 밭기반 정비사업으로 용수ㆍ배수로ㆍ경작로가 갖춰진 농지에는 태양광 발전 허가를 억제할 방침이다. 대신 암반 노출이 많고 경사도가 높은 이른바 농업 조건불리지역에 제한적으로 허가를 하는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9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의 90%가 농지 및 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태양광 발전을 빙자해 농지 등을 용도변경한 후 개발하려는 투기성 목적이 있다”며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건물과 지붕 등 이미 개발된 곳에서만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도 관계자는 “농지 전용을 통해 태양광 사업을 계속 허용해주면 농민들은 농사보다 태양광 발전 사업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농지 잠식에 따른 농업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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