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라지오 시장 ‘그린 뉴딜’ 박차… 내년 대선 이슈화 주목
“2030년까지 리모델링 안 하면 엄청난 벌금 물게 될 것” 경고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 유리외벽 고층건물로 재건된 월드트레이센터 건물.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시가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을 목표로 외벽이 유리로 된 고층건물의 신축을 금지하기로 했다. 기존 건물도 2030년까지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의 핵심이슈 중 하나였던 ‘그린 뉴딜’ 정책의 본격화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2일(현지시간) 친환경산업을 지원해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을 창출하는 내용의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신축건물은 유리외벽으로 짓지 못하도록 조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시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A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더불라지오 시장은 이 같은 규제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빌딩 전면이 유리로 된 고층건물들은 유리판으로 많은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효율적인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유리와 철로 된 고층빌딩을 짓기를 원한다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아주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방식의 유리외벽 고층빌딩 신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뉴욕을 상징하는 유리외벽 고층빌딩들을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기존의 유리외벽 고층빌딩들에 대해서도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재평가하고 개보수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2030년까지 기존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높은 건물들은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의 그린 뉴딜 정책에는 △뉴욕시와 주요 기업의 전력 공급원을 수력발전과 같은 청정에너지로 바꾸는 방안 △혼잡통행료 부과 △1회용 비닐ㆍ플라스틱 용기 사용 및 육류가공품 포장지 사용 금지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 소속 뉴욕시장의 이번 그린 뉴딜 정책 발표는 민주당의 지난해 11월 하원 중간선거 압승의 한 요인이었고 내년 대선의 핵심쟁점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이를 전면에 내세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후보는 최연소 하원의원이 됐고, 이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와 버니 샌더스(버몬트)ㆍ엘리자베스 워런(메사추세츠) 상원의원 등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그린 뉴딜 정책을 재점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전 갤럽 여론조사에선 유권자의 90%가 기후변화 정책 이행을 위한 정치권의 협치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후보로 냈던 2008년부터 그린 뉴딜 정책을 앞세웠고,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유엔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체결을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안할 때 민주당으로선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는 ‘미래 담론’으로 그린 뉴딜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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