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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시 낭인’ 양산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검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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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시 낭인’ 양산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검토 필요하다

입력
2019.04.2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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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왼쪽 사진) 주최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수 축소를 주장하는 법조 유사직역 정비 촉구 집회와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주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왼쪽 사진) 주최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수 축소를 주장하는 법조 유사직역 정비 촉구 집회와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주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뉴시스

26일 제8회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변시를 자격시험화하자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2일 ‘변시 자격시험화’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법무부와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 등도 집회를 열고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변시 합격자 수를 통제할 게 아니라 자격시험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변호사 증원은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이다. 로스쿨 제도 도입 10년 만에 변호사 합격자 수를 놓고 변호사 대 학생 구도를 넘어 변호사 단체 내부로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민변이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처음으로 변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그만큼 폐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로스쿨 졸업 후 변시에만 매달리는 ‘변시 낭인’과 시험 통과를 위한 고액 과외까지 등장했다. 일부 로스쿨은 교육 과정 전체를 시험 통과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고시학원’으로 전락했다.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는 것 외에 오랜 기간 사법시험에 매달리는 ‘고시 낭인’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도입한 로스쿨 제도의 취지가 흔들리는 셈이다.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합격률이 떨어지는 것과 반비례해 높아져 왔다. 실제 2012년 1회 시험 때만 해도 87.15%에 달했던 합격률은 지난해 7회 시험에서는 49.35%까지 추락했다. 로스쿨 신규 졸업생과 전년도에 탈락한 응시자의 재도전이 누적돼 응시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합격 정원은 1,500명대(로스쿨 정원 대비 75%)로 고정돼 있어 벌어진 결과다.

법률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변협 주장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변시 합격자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해법은 아니다. 우리나라 변호사 수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적어 ‘법조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신규 변호사의 공급을 줄이자는 주장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로 비친다. 변시는 로스쿨 졸업생들이 변호사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파악하는 자격시험 성격이 강해져야 한다. 정부와 변호사, 로스쿨 등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해결 방안을 도출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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