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국무회의 의결… 노후 경유차 40만대 조기 폐차ㆍ수출금융 3조원 확대도 
홍남기(오른쪽 세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6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2019 미세먼지 민생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사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미세먼지와 경기둔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올해 노후 경유차 40만대를 조기 폐차하고, 굴삭기 등 노후 건설기계 엔진 1만대도 교체하기로 했다. 전국 국립 초ㆍ중ㆍ고교와 복지시설에는 공기청정기가 설치된다.

또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해 수출금융을 3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조선ㆍ자동차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산ㆍ거제 등에 공공일자리 1만2,000개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미세먼지 민생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는 앞선 ‘일자리 추경’(11조원ㆍ2017년 11월)과 ‘청년 일자리 추경’(3조8,300억원ㆍ2018년 5월)에 이은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추경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세먼지가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며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하방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추경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미세먼지ㆍ민생 추경’으로 규정했다. 편성된 추경 예산 6조7,000억원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안전 분야에 2조2,000억원, 나머지 4조5,000억원은 선제적 경기대응에 쓰인다.

 
 ◇미세먼지 ‘주범’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40만대 

이번 추경에 반영된 미세먼지 관련 예산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1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먼저 수송ㆍ산업ㆍ생활 등 각 발생 요인별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8,000억원이 투입된다.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할 때 지원금(평균 161만원)을 주는 대상이 15만대에서 40만대로 대폭 확대된다. 지게차ㆍ굴착기 등 노후 건설기계 엔진교체 지원(평균 1,650만원)은 1,500대에서 1만500대로 늘린다.

인쇄ㆍ염색업 등 소규모 영세사업장에 노후 방지시설 설치를 지원(공장 1곳당 평균 1억1,000만원)하는 대상도 182곳에서 약 2,000곳으로 확대한다. 가정용 노후 보일러를 친환경 저(低)녹스 보일러로 바꿀 때 차액(약 20만원)을 지원해주는 사업도 10배(본예산 3만→추경 30만대) 커진다.

마스크ㆍ공기청정기 보급도 확대한다. 복지시설(6,707곳), 국립학교(865곳), 전통시장(1,475곳) 등에 309억원을 투입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 지하철 역사에는 환기설비ㆍ공기정화 장치 등이 설치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저소득층 234만명과 건설현장 등 옥외 근로자 19만명에게 마스크가 무상 보급(1인당 30개)된다. 또 현재 백령도 1곳에 불과한 국외유입 미세먼지 측정망을 9곳까지 확대, 대응체계를 고도화한다.

강원산불로 촉발된 안전분야 추경에는 7,000억원이 책정됐다. 최전방에서 산불을 진화하는 산불특수진화대 인력(300→435명)을 늘리는 한편, 강풍ㆍ야간에도 운항이 가능한 대형 헬기 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강릉ㆍ고성 등 산불 피해지역에 희망근로 일자리 2,000개도 만든다. 또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ㆍ철도 등 노후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개ㆍ보수(약 3,500억원)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군산ㆍ거제 등에 공공일자리 1만2,000개 

이른바 ‘경기 살리기’ 예산은 총 4조5,000억원이 책정됐다.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약 2,600억원의 추가 ‘실탄’을 배정,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필요한 수출금융을 약 3조원 수준까지 늘린다.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혁신창업펀드’에 1,500억원을 추가 출자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선점을 위해 관련 콘텐츠 개발 및 제작 인프라 조성에 약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군산ㆍ거제ㆍ통영 등 고용위기지역에는 약 1,000억원을 투입, 희망근로 일자리 1만2,000개를 만든다.

정부는 경기 악화에 따른 실직과 생계 위험에 대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산 8,2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실업급여 지원 인원을 10만7,000명(본예산 120만8,000명→추경 131만5,000명) 늘리기로 했다.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던 부양의무자 재산의 소득환산율 인하(월 4.17→2.08%)를 올해부터 조기 시행, 약 3만4,000명이 추가로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게 된다. 취약계층에 난방용 가스나 연탄 등을 살 수 있는 현금성 쿠폰(최대 15만7,000원)을 지급하는 ‘에너지 바우처’ 지원대상에 한부모세대 등이 추가(6만2,000가구)된다.

이밖에 △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 시 연 900만원(3년)을 주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확대(9만8,000→13만명) △노인 일자리 확대(61만→64만명) 등이 추경 사업에 포함됐다.

 
 ◇정부, “성장률 0.1%P↑ 기대” 

정부는 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소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심의ㆍ의결된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다음달 중 국회를 통과하면 미세먼지가 약 7,000톤 추가 감축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은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 (올해 성장률 제고) 효과가 줄고 집행 자금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미세먼지 등 재해용 추경엔 협조하는 대신, 경제 살리기를 위한 비(非)재해 추경에 대해선 “총선용”이라 비판하고 있어 다음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1, 2차 추경안은 국회 제출된 지 각각 45일만에 통과됐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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