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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푸틴 만나는 김정은, 비핵화 이외의 우회로 찾아봐야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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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푸틴 만나는 김정은, 비핵화 이외의 우회로 찾아봐야 헛수고

입력
2019.04.2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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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5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전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5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전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전용 열차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사람의 직접 대면은 처음이고, 북러 정상회담은 8년 만의 일이다.

북러 정상회담은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의 첫 외교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의 완고한 입장에 북한은 ‘자력갱생’을 외치며 버티기로 돌입한 상태다. 이런 북미 대치 국면에서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은 북한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를 통해 제재의 뒷문을 열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경을 접한 두 나라의 상호 협력과 교류 강화야 시비할 일이 아니나 회담이 김 위원장의 상황 오판을 부르거나 대북 제재망을 이완시켜 북한 비핵화 압박 동력을 약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이외의 우회로는 없다’는 점, 그것을 통해 경제 발전의 길로 가야한다는 점을 설득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7박 8일간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 외교전을 면밀히 점검하기 바란다. 김 위원장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답전에서 ‘가장 진실한 동지적 관계’를 강조하는 등 북중러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이르면 26일 베이징에서는 중러 정상회담이,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문 대통령도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긴 했지만 비핵화 방식에 대한 이견만 확인했을 뿐이다. 심지어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22일 공개 석상에서 정부의 ‘굿이너프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에 대해 “뭔지 모르겠다”는 거친 언사로 노골적인 거부감을 나타낼 정도다. 그만큼 우리 정부에 미국의 불만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본도 23일 외교청서에서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우리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에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북한은 중러와 가까워지는데 한미일 안보 공조가 흐트러지면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 미국과의 공조 체계를 재점검하면서 차분하게 북한 비핵화를 향한 보다 창의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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