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워 넣고 있는 조안나 스턴 WSJ IT 담당기자. WSJ

삼성전자가 스크린 결함 논란에 휩싸인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를 당초 예정됐던 26일에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최소 다음달로 연기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중국과 한국의 갤럭시 폴드 출시일도 순차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미국에서 스크린 결함 논란이 불거진 시제품(샘플)을 수거해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제품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연기 소식을 전하면서 “갤럭시폴드 출시는 향후 수 주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23일 홍콩과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아시아 지역 최초 갤럭시 폴드 공개 행사가 전격 연기되면서 출시 연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식 출시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체험 행사가 전격 취소돼 제품 출시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출시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시제품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출시일 연기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출시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처음 공개된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는 삼성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최신형 제품으로, ‘스마트폰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화웨이도 올해 7월 폴더블 폰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기술적으로나 시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밀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크린이 접었다 펴지면서 생길 수 있는 내구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갤럭시 폴드는 20만번 이상 접었다 펴는 테스트를 받는다고 강조했고, 관련 동영상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을 접한 주요 외신들은 "삼성이 내구성 문제를 훌륭히 해결하고, 스마트폰 업계의 혁신자 자리를 꿰찼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식 제품 출시 1주일을 앞두고 갤럭시 폴드에 대한 평가가 급변했다. 갤럭시 폴드 시제품을 체험한 미국 IT 매체 기자들이 “스크린 결함 등의 품질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의 기사를 연이어 쏟아낸 것이다. 일부 리뷰어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등에 화면이 꺼진 갤럭시 폴드 사진을 올리며 기기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부 리뷰어들이 스크린에 붙어 있는 화면 보호막을 무리하게 떼어낸 것이 스크린 오작동을 일으킨 원인”이라며 제품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는 “미국 리뷰어들이 멀쩡한 제품에 지나친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언론과 리뷰어들이 삼성 때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은 갤럭시 폴드의 화면 보호막을 손으로 비교적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결함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조안나 스턴 WSJ 정보ㆍ기술 담당 기자는 “2,000달러 짜리 고가 휴대폰이 플라스틱 화면 보호기를 제거했다고 고장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갤럭시 폴드는 리뷰 자체를 할 수 없는 수준의 기기”라고 혹평했다.

미국 IT 매체 VB는 칼럼을 통해 “삼성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품 출시를 반드시 미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갤럭시 폴드는 실패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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