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못한다… 정유ㆍ석유화학 업계 혼란
운전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차에 넣고 있다. 뉴스1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제재와 관련해 한국 등 8개국에게 적용했던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해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당장의 원유 수급 등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이란산 원유 수입길이 막힐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의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월 기준으로 이란은 전체 원유 수입 물량 중 8.6%에 해당하는 양을 국내로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미국, 이라크에 이은 5번째 주요 원유 수입국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낼 수 있는 비율이 70~80%에 달해, 평균 20% 정도에 불과한 다른 지역 원유보다 수익성 확대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란산 초경질원유의 공급이 막히는 것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란산 초경질원유는 다른 지역보다 배럴당 적게는 2~3달러에서 많게는 6달러가량 저렴하다는 점에서 국내 전체 초경질원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값싼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당연히 정유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4개사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며 이 중 SK인천석유화학과 현대케미칼, 한화토탈에서는 초경질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국제유가 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업계가 장기적으로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의 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납사)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원가 부담 때문에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이란산 정유 수입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관련 업계 지원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윤창현 산업부 석유산업과장은 “정유 도입선 다변화, 대체연료 투입, 설비 보완 등을 업계와 협의하고 정부가 필요한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