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5시45분 경북 울진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빨간 점은 지진이 발생한 위치.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규모 4.0 안팎의 지진이 3일 만에 또다시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해저지진의 에너지가 내륙의 단층대를 자극, 규모 6.0이 넘는 강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지진 발생이 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45분 경북 울진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강원 동해 북동쪽 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한 지 3일 만이다. 진도 4.0은 탁자 위의 그릇과 창문이 흔들려 밤에 잠에서 깰 정도의 세기다. 진도 3.0은 건물 위층의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주차된 자동차가 약간 흔들리는 수준이다. 둘 모두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어서 인명ㆍ재산 피해는 없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불러온 지진해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급격한 지각 변동으로 바닷물의 출렁거림이 심해지면서 나타나는 지진해일은 지진 규모가 보통 6.0 이상일 때 생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발생한 지진은 규모 9.0의 강진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진 발생 횟수가 늘고 있는 점은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2015년 이전만 해도 연간 50회 남짓 발생했던 국내 지진은 2016년 252건, 2017년 223건, 2018년 115건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27차례의 지진(내륙지진 14개ㆍ해저지진 13개)이 발생했다. 특히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큰 규모였던 13개 중 7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2016년 9월의 경주 지진(규모 5.8)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유리시아판 경계에 있는 일본 열도가 약 2m 동쪽으로 밀렸고, 같은 판 안쪽에 위치한 한반도까지 일본 방향으로 최대 5㎝ 이동했다”며 “2011년 이후 국내 곳곳에서 규모 5.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한 건 동일본 대지진의 에너지가 산재한 한반도 단층대를 자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천문연구원은 위성항법장치(GPS) 분석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진원지와 가까운 독도는 5.16㎝, 서울은 2.11㎝, 전남 목포는 1.21㎝ 이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진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불과 5년 안팎의 관측 결과로 국내에서 지진 발생이 늘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선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중ㆍ소규모 해저지진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한반도 주변 해저단층이 어떤 모습인지, 어느 정도 규모의 해저지진을 불러올 수 있는 지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지진해일을 일으키거나, 해저지진의 에너지가 내륙지진을 발생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과거 큰 지진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비교적 잠잠한 중부 내륙 지방의 속리산 일대 등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 속리산 부근에선 1978년 9월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었다.

한편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두 해저지진으로 인한 영향은 없으며, 원전은 모두 정상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울진군에 위치한 한울원전 6기는 규모 6.5의 지진을,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ㆍ2호기는 규모 7.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내진설계만 믿고 안심하다가 사달이 난 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며 “단층대가 활성화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최대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그래픽=강준구 기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