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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봉준호 “송강호 등이 핵융합 같은 연기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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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봉준호 “송강호 등이 핵융합 같은 연기 보여준다”

입력
2019.04.22 17: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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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작보고회… “한국 관객이 뼛속까지 이해할 영화” 

봉준호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최우식, 조여정, 장혜진, 박소담, 이선균, 송강호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최우식, 조여정, 장혜진, 박소담, 이선균, 송강호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만날 일은 의외로 거의 없어요. 누군가 인위적으로 경계를 지은 건 아니겠지만 암묵적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죠. ‘기생충’은 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올해 한국 영화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봉준호(50) 감독의 새 영화 ‘기생충’이 5월 말 관객을 만난다. 계급사회의 전복을 시도한 ‘설국열차’(2015)와 자본주의의 야만성을 폭로한 슈퍼돼지의 우화 ‘옥자’(2017) 등 최근작에서 신자유주의 체제를 예리하게 해부해 온 봉 감독이 이번엔 양극화된 한국 사회의 살풍경을 희비극으로 직조한다. 봉 감독은 22일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기생충’은 한국 관객이 봐야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영화”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

‘기생충’은 가족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IT기업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인 이후 두 가족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봉 감독은 “2013년 ‘데칼코마니’라는 가제로 구상했던 이야기”라며 “전혀 다른 듯하지만 결국엔 닮은 두 가족이 독특한 상황에서 맞닥뜨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왼쪽 두 번째)네 가족의 사연이 영화 ‘기생충’ 이야기의 주요 축이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왼쪽 두 번째)네 가족의 사연이 영화 ‘기생충’ 이야기의 주요 축이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송강호와 봉 감독의 협업은 ‘살인의 추억’(2003)과 ‘괴물’(2006)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다. 송강호는 “시나리오에서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봉 감독의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 영화의 진화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봉 감독과 첫 만남인 이선균은 “대학 입학하는 신입생처럼 설레고 떨렸다”며 “단언컨대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두 배우 외에도 최우식, 박소담, 조여정, 장혜진 등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봉 감독은 “이 영화에 훌륭함이 있다면 모두 배우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며 “송강호를 중심으로 모든 배우들이 마치 한 덩어리처럼 핵융합을 이룬 듯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고마워했다.

‘기생충’은 봉 감독이 ‘마더’(2009)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순수 충무로 영화이기도 하다. ‘설국열차’에는 할리우드 제작사가 참여했고 ‘옥자’의 제작사는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세(OTT) 넷플릭스였다. 봉 감독은 “영화를 국적으로 구분하기보다 최근작이 내 최고작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기생충’은 다음달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한국 영화 사상 첫 황금종려상(최고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감독주간에 초청된 ‘괴물’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한 ‘도쿄!’(2008)와 ‘마더’, 경쟁부문 초청작 ‘옥자’에 이어서 벌써 다섯 번째 칸 방문이다. 봉 감독은 “오랫동안 존경해 온 감독들 사이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수상을 기대하진 않는다”고 겸손해했다. 송강호는 “개인적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은 두 번 경험했는데 2007년 전도연이 ‘밀양’으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고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2008)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며 “이번에도 수상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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