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가맹점 중 하나인 서울 관악구 전통시장의 분식집.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가맹점 숫자가 16만개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해 12월 제로페이가 첫 도입된 이후 4개월만에 가맹점이 16만 곳을 넘어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달부터 결제 과정이 더 간소화되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편의점에서도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제로페이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제로페이 전국 가맹점은 총 16만5,459개로 지난 1월(4만6,628개)보다 10만개 이상 늘었다. 하루 평균 제로페이 결제 건수도 지난 1월 514건에서 이달엔 5,123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루 결제액은 지난 10일 처음으로 1억원(1억945만원)을 돌파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의 하루 평균 결제액은 7,244만원이다.

제로페이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에서 QR코드를 통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을 바로 보내는 방식이다. 결제 단계를 최소화하면서 신용카드(0.8~2.3%)와 비교해 결제수수료를 크게 낮췄다. 연 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들은 결제 수수료가 없고, 연 매출 8억~12억원인 경우 최대 0.3%, 1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수수료율은 0.5%를 넘지 않는다.

제로페이는 도입 초기만 해도 기대 만큼 사용률이 높지 않아 ‘사용자가 제로(0)라서 제로페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중기부는 최근 가맹점 수와 결제금액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올해 연말까지는 제로페이가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2012년 도입된 체크카드의 경우 하루 평균 1,000건의 결제가 이뤄지기까지 1년이 걸린 것에 비해 제로페이는 두 달 만에 이를 달성했다. 가맹점 증가 실적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 누적 가맹점수 및 일 평균 결제건수-그래픽=박구원 기자

다음 달부터는 제로페이 사용이 더 편리해진다. 그동안엔 소비자가 가맹점의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뒤 결제금액을 직접 입력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카드결제단말기(POS)와 연동돼 QR코드를 가맹점주가 스캔만 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주들의 불편함도 해결될 것으로 중기부는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제로페이가 POS와 연동되지 않아 제로페이 결제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영업점에서는 별도 계산을 통해 제로페이 이용액을 산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신용카드 매출처럼 자동으로 집계돼 경영 관리가 쉬워진다.

다음 달 15일부터는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전국 4만개 편의점에서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중기부는 60여개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와 제로페이 일괄 가맹을 추진 중인데, 상반기 중 가맹점을 30만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또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개정을 통해 공용주차장이나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 이용료를 제로페이로 결제할 때 10~30%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중기부는 7월 중 온누리ㆍ지역상품권을 제로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 기관과 협력해 전기요금이나 교통 범칙금, 행정수수료 등을 제로페이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맹점과 결제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많지 않다는 점은 제로페이 확산의 걸림돌이다.

그동안 정부는 제로페이의 최대 강점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연 소득의 25% 이상을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신용카드(15%), 체크카드(30%)보다 높은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제로페이법)이 지난 달 발의됐다. 하지만 야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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