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서 명예박사학위 받고 특강 “공무원 열풍, 가슴 아프다”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로저스 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이 22일 오전 부산대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전호환 부산대 총장으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참석자들을 위한 특강을 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22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회의실. 이날 부산대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온 짐 로저스(Jim Rogers) 로저스 홀딩스 회장은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며, 통일이 되면 한국의 위상은 또다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고 있다.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공동 설립,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해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날 짐 로저스는 박사 학위 수여식 후 ‘한반도의 통일과 미래’라는 주제로 학생과 교직원 등 300여 명에게 특강을 했다. 그는 “전 세계의 경제 전망을 지금 낼 순 없지만 아무리 나빠진다고 해도 통일된 한반도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훨씬 적을 것”이라며 “철도, 항만 등 각종 인프라를 모두 새로 북한에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통일은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짐 로저스는 “재앙과 기회는 같이 있다”면서 “북한은 재앙 상황에 있다, 즉 바닥에 있다는 말인데 에너지를 포함해 모든 것이 저렴하며, 모든 것을 재건해야 하는 곳이기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후 일본이나 현재의 콜롬비아와 베네주엘라 등도 비슷한 ‘재앙’ 상태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나라라고 예를 들면서 “’재앙’이 있는 국가들은 여러분들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정치 체제가 변하고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공부를 하는 등 북한에서 평생을 산 사람이 아니어서 단순히 북한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자신 역시 독재자이긴 하지만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과감한 개혁과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정치 체제가 변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개방적으로 될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 전체를 변하게 만드는 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보다 한국의 미래를 보다 긍정적으로 본다고도 했다. 짐 로저스는 “일본의 미래는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반면 한국의 미래는 더 낙관적이다”면서 “아주 많은 부채와 인구 감소 등으로 일본의 미래는 상당히 암울해 내가 열 살이면 일본에서 당장 이민 갈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있는 한국인은 한국을 돌아가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곧 38선(그는 휴전선을 이렇게 지칭했다)이 없어지면 한국과 북한이 국방에 쓰던 예산이 한반도의 엄청난 자본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청년들을 위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정을 쏟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가슴 아프다”면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 속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정말 원하고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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