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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오지 말라는 건가?” 남성 화장실 없는 노인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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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오지 말라는 건가?” 남성 화장실 없는 노인회관

입력
2019.04.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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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 당시 부실공사… 10여년째 이용 불편해 외면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한 노인회관이 10년 넘게 남성 화장실을 갖추지 않아 할아버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한 노인회관이 10년 넘게 남성 화장실을 갖추지 않아 할아버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상주에 남성 화장실도 갖추지 않은 노인회관이 세워져 10여 년째 할아버지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나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북도가 할매할배의 날까지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이곳은 비켜가고 있다.

경북 상주시 함창읍 구향리 중앙시장 인근의 한 구향3리 노인회관은 2003년 154㎡ 면적에 2층 규모로 완공됐으나 남성 화장실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할아버지들은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복지센터를 이용하면서 노인회관은 할머니 회관이 되고 있다. 상주에는 총 582개의 경로당이 있지만 남성 화장실이 없는 곳은 이 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회관 건물 내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월 4,0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인근 건물 화장실 사용하고 있는 A씨는 “손님들에게 여성 화장실을 이용하게 할 수는 없어 인근 남성 화장실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며 “어떻게 건물에 남성화장실 하나 없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건물이 비상식적으로 지어진 것은 부실공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2년 회관 건축 당시 마을 이장이 당시 노인회장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는 등 공사를 추진했지만 건축대금 미지급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공자가 여러 차례가 변경됐고, 부실공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상주시 함창읍에 사는 이모(75) “일반적으로 회관이 완공되고 나면 건축을 위해 후원한 사람이나 도움을 준 사람 등의 이름을 새긴 표지석을 건물 한 켠에 세우지만 이마저도 없다”며 “당시 출향인과 주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후원금을 받아 공사가 진행됐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역에 대한 결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오랜 세월이 흘러 노인회관에 왜 남성 화장실이 없는 지는 잘 모르겠다”며 “회관 이용 시 시설개선이 필요하다면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통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주 함창읍에 사는 박모(72)씨도 “노인회관 건축 당시 말이 많았지만 당시 노인회장 등 상당수가 세상을 떠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기 전에 노인회관 건립에 대한 조사와 결산을 해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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