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시스클라인 설치 모습. GS건설 제공

미세먼지 공포가 일상화되면서 건설사들도 공기청정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차별화된 미세먼지 차단 기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건설사들은 주거 공간에 공기청정기를 제공하는 데서 더 나아가 직접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단지 전반의 공기질 관리에까지 나서고 있다.

 ◇속속 도입되는 첨단 시스템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8일 차세대 환기형 공기청정 시스템인 ‘시스클라인(SysClein)’을 선보였다. 시스클라인은 GS건설과 자회사인 자이S&D가 공동 개발한 신개념 공기청정 시스템이다. 전열교환기에 강화 필터를 설치해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를 1차로 거른 뒤, 천장에 설치된 빌트인 공기청정기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집안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GS건설은 이산화탄소를 전열교환기로 배출시켜, 기존 이동형 공기청정기를 밀폐된 공간에서 가동할 때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환기가 불가피했던 단점을 극복했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와 공기정화를 한번에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외 미세먼지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거나, 단지 전체의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아파트 단지 입구부터 실내까지 총 7단계로 구성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인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공개했다. 단지 외곽에는 미세먼지 저감용 나무를 심고, 단지 곳곳에 미세먼지 상태를 알리는 신호등과 미스트 자동 분사 구조물을 설치해 미세먼지 노출 위험을 알린다는 것이다. 실내에서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자동으로 환기와 공기청정이 되는 스마트 공기제어 시스템이 가동돼 24시간 깨끗한 공기질을 유지한다.

SK건설은 단지 입구 버스 대기공간부터 지하 주차장, 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집 내부에 이르기까지 단지 내 주요 이동 동선 곳곳에 공기청정 시스템을 가동하는 ‘SK뷰 클린에어8’을 선보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반도체 클린룸이나 의료시설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기술까지 선보이고 있다. 실내에 들어가기 전에 현관에서 겉옷과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냄으로써 외부 오염물질 유입을 1차로 차단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중소기업과 함께 각 현관 천장에 설치된 에어샤워기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에어샤워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

현대건설 ‘에어샤워 부스’. 현대건설 제공
 ◇주택경기 침체에 생존 전략 측면도 

최근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은 과거 아파트 내부에 공기청정기를 들여 놓는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 공기청정기는 전자회사가 만든다는 상식을 깨고 건설사가 직접 미세먼지 대응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입주자의 이동 통로에까지 공기질을 고려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는 고객들이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사 입장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색다른 공기정화 설비 개선을 통해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도 사로잡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 건설사들의 ‘미세먼지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적인 기술이 적용된 주택은 기존 주택과 차별화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건설사들도 관련 기술개발과 이들 기술이 접목된 주택공급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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