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주식 투자’ 논란]
진경준 사건 후 기업 수사 맡은 검사는 ‘전면 금지’
“판사도 제한 둬야” 목소리… 변호사는 아직까지 찬반
지난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취임식에 참석한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취임사를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35억원대 주식 보유’ 논란은 지난 19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공식 취임식과 함께 일단락됐다. 앞서 이 재판관은 보유주식 전량처분도 약속했다. 하지만 법조인의 주식투자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내밀한 기업 정보일수록 법적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그 때문에 이 정보는 판ㆍ검사, 그리고 변호사들이 빨리 접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기업 관련 사건 맡은 판사도 주식거래 제한해야”

현행법상 판ㆍ검사의 주식투자가 제한되는 건 ‘고위직’이 된 뒤다. 공직자윤리법 제14조 4항은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 검사장급 이상 검사에 대해 본인ㆍ배우자ㆍ직계가족 등의 주식가액이 3,000만원을 넘으면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하위직 판ㆍ검사들에 대한 규정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한 유가증권 등의 투자를 할 수 없다’는 ‘행동강령’ 정도다. 행동강령은 권고 사항이어서 처벌규정이 없다. 직무연관성도 모호한 기준이라 사실상 개개인의 양심에 맡긴 셈이다.

그나마 검찰은 안전장치를 하나 더 만들었다. 2016년 진경준 검사장이 126억원대 넥슨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이후, 검찰은 금융조세조사부나 특수부 등 기업수사를 맡은 부서 소속 검사들의 주식투자는 전면 금지했다. 어길 경우 ‘해임’까지 징계할 수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판사도 기업관련 사건 전담 재판부, 회생법원 소속 판사들의 경우 주식투자는 전면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판ㆍ검사는 기본적으로 부이사관(3급) 이상 대우를 받는 고위직이고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직업”이라며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한다면 특정 기업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금융기관의 신탁상품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신동준 기자
◇변호사 주식투자 제한은 찬반 ‘팽팽’

변호사의 주식투자는 사실상 무풍지대다. 이 재판관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광장 등 대부분의 로펌은 소속 변호사에 대한 주식투자 제한 규정이 없다. 판사 출신인 한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는 “입사할 때 주식 관련해 어떤 고지도 받은 바 없다”며 “제법 거액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변호사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로펌 가운데 주식투자를 규제하는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 두 곳 정도다. 두 곳은 입사하는 변호사들에게 ‘어떤 유가증권의 직접투자도 제한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는다. 하지만 위반시 처벌 규정은 없다.

이는 비슷한 전문직군인 회계사와 곧잘 비교된다. 공인회계사법은 회계사들이 감사업무를 맡은 회사와 관련된 주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협회장은 “변호사 수가 20명을 넘어가는 중형 로펌 정도 되면 소속 변호사들의 주식 거래를 완전 금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펌들에게 주식투자 관련 규정을 만들라고 강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기업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는 현행 자본시장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데, 변호사들만 별도로 규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변협 관계자 역시 “변호사법상 품위유지 관련 규정을 적용해 징계하는 것도 가능한데, 아직까지 이를 적용할 만한 사례가 없었다”며 “협회 차원에서 논의중인 것은 없다”고 전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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