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공개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와 관련해 이튿날 “정신 나간 뮬러 보고서에 담긴 나에 대한 진술들은 날조된 것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 “보고서에 담긴 (나에 대한) 진술 일부는 완전히 헛소리” 등의 비난을 퍼부은 트윗.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결과 보고서 공개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지난달 말 ‘기소 위험’에서 해방되자 보고서를 “완전한 면죄부”라고 높이 평가했던 반면, 이번에는 “완전한 헛소리(total bullshit)” 등의 저주를 퍼부었다. 일부 내용을 가린 편집본이라 해도 448쪽짜리 전체 보고서에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가득, 그리고 생생하게 담긴 탓이다.

특히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기소 여부 판단을 보류한 사법방해죄와 관련, 미 언론들은 지난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는 게 보고서의 취지”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특검 보고서 내용을 왜곡한 네 쪽짜리 요약본을 썼다는 게 미 주류언론의 대체적 입장이다. 2주 후쯤 열리는 미 의회의 ‘뮬러 특검 청문회’를 앞두고 보고서 공개의 후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정신 나간(crazy) 뮬러 보고서에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 나에 대한 진술이 있다”며 “날조된 것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를 증오하는 18명의 성난 민주당원이 쓴 것”이라고 뮬러 보고서를 깎아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증언하기로 절대 동의하지 않았기에 ‘보고서’에 적힌 나에 대한 진술에 대응할 필요가 없었고, 그것들 중 일부는 완전히 헛소리”라며 “이건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불법적으로 시작된 사기극(hoax)”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스캔들 수사결론이 공개됐을 때의 반응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당시 뮬러 특검이 기소 의견을 내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자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며 “그들(뮬러 특검팀)은 명예롭게 행동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보고서 원문에 “뮬러 특검 임명 직후 ‘대통령 노릇도 여기가 마지막이다. 난 망했다’고 얘기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자 태도가 돌변한 셈이다. 사법방해 시도 11건이 구체적으로 기술된 데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3,000만달러, 673일이 걸렸다는 내용의 조롱 섞인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런 가운데 사법방해죄 부분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앞서 바 법무장관은 “특검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나와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검토를 거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에 적시된 ‘판단 유보’ 결론의 진짜 이유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법률자문국(OLC)의 법적 해석 △트럼프 본인 조사 없이 기소하는 건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와 관련한 공정성 원칙 훼손 등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전했다. 사건의 실체로만 볼 땐, 무혐의보다 오히려 ‘기소 사안’에 가깝다고 봤다는 뜻이다.

게다가 WP는 “뮬러 특검은 보고서에 ‘의회가 대통령에 대한 사법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정할 권한이 있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고 썼다”면서 바 장관 요약문에 이런 내용이 빠진 사실을 짚기도 했다. CNN은 “총 4회에 걸쳐 바 장관은 특검 보고서를 비틀고,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했다”고 꼬집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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