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17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캠퍼스에서 미국이 제기하고 있는 화웨이 보안 문제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화웨이 제공

“나쁜 짓 하지 않는다. 오로지 기술로 돈 버는 회사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미국이 제기하는 통신 장비 ‘백도어’(사용자 몰래 기기에 심어진 불법 시스템 변경 코드) 논란에 대해 기술적 주장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5세대(G) 시장 경쟁력을 갖추려면 한국 역시 보안 검증을 통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도어는 자살행위” 

17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캠퍼스에서 만난 궈핑 회장은 “화웨이 통신 장비는 이미 세계 17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백도어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장비는 미국과 영국, 핀란드 등의 보안 컨설팅 업체의 정당한 평가를 거쳤고, 우리가 사업을 이어온 30년 동안 단 한 건의 백도어 사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줄곧 백도어 선례가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군인 출신인 런정페이 창업자 겸 회장의 배경과 ‘만리방화벽’이라고 불리는 중국 정부의 감시 체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백도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화웨이가 이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문제 제기다. 런정페이 회장은 1968년부터 인민해방군에서 14년 동안 복무하다 퇴역 후 1987년 화웨이를 창립했다.

궈핑 회장은 “건축학과를 졸업한 런정페이 회장은 군에서 통신이나 정보 업무를 했다고 알려진 바와 달리 군사 숙소를 짓는 건축 일을 맡았다”며 “(군 출신인) 설립자 배경보다 기업이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에 대해 “매년 1만명 이상 신입직원을 채용하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공장, 연구소 등을 설립해 현지 경제발전 활성화에 앞장서는 기업일 뿐”이라며 중국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부정했다. 화웨이 5G 표준 특허 수는 1,529건으로 노키아(1,397건), 삼성(1,296건), 에릭슨(812건)보다 많은데 “기술혁신 기업으로 얻은 결과”라며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 화웨이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 이 업계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보다 기술을 봐야” 

궈핑 회장은 미국을 향한 도발적 발언과 한국에 대한 거침없는 조언도 이어갔다. “정보보안을 운운하는 미국 네트워크는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라고 물은 그는 “미국의 전 국가안보국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이 미국 백도어 폭로로 이어졌다”며 “또 미국의 ‘클라우드법’(합법적인 해외 데이터 활용의 명확화를 위한 법률), 호주의 AAA(호주 지원 및 접근)’ 법안을 잘 들여다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법은 미국 정부가 클라우드 기업의 해외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으로 도입 당시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호주 AAA 법안도 정부가 암호화된 통신 속 데이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근거가 돼 인권단체의 반발을 샀다.

궈핑 회장은 “한국은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주체적으로 국가 안보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이 부족해 시장에서 패배한다면 원망이나 후회 없이 더 노력할 것”이라며 “정치인의 의도가 아닌 자유 경쟁으로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전(중국)=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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