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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박모(29)씨는 지난 1월 ‘근무시간 오전 8시30분부터 저녁 9시, 일당 10만원’이라고 적힌 파견업체의 구인광고를 보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한 교과서 인쇄ㆍ제작공장에서 인쇄물을 제본기계로 나르는 등 보조업무를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일을 했다. 일한 지 1주일이 지난 뒤 박씨는 주급을 받았는데 통장에는 기본급만 들어와 있었다. 주휴수당이나 연장근로수당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을 파견업체에 따져 물었더니 “주휴수당은 열심히 일했을 때 수고했다고 주는 것이지 꼭 줘야 하는 게 아니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알고 보니 박씨처럼 이 업체에서 파견 온 근로자 20여명 대부분 주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박씨는 17일간 아르바이트 하면서 받아야 할 임금(수당 포함 약 182만원)의 24.3%(약 44만원)를 받지 못했는데, 고용노동청에 진정 등을 하자 그제서야 파견업체는 진정서를 넣은 박씨 등 2명에게만 뒤늦게 수당을 지급했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1일 박씨의 경우처럼 검인정 교과서 제작 출판사들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파견 노동자를 간접 고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과서 인쇄ㆍ제작 업무의 특성상 새 학기에 필요한 교과서를 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업무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매년 방학 기간이면 반복적으로 업무가 진행되는데, 출판사가 직접 고용하는 대신 파견 노동자를 쓴다”면서 “파견업체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해도 책임지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씨가 일한 파견업체의 경우 주휴수당 미지급 외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주 68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위반 등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시간(15시간 이상)을 일하면 하루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제도다. 직장갑질119는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에 교과서 제작인원 고용실태 및 임금 지급 실태를 파악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파견근로자 채용 금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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