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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내 편만 보는 ‘오기 정치’ 접고 공생 ‘출구 전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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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내 편만 보는 ‘오기 정치’ 접고 공생 ‘출구 전략’ 찾아야

입력
2019.04.22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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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마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 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마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 홍인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으로 빚어진 경색 정국이 ‘문재인 STOP’을 내세운 자유한국당의 대규모 장외집회로 완전히 얼어붙었다. 재난 및 경기 대응 추경예산과 주요 민생ㆍ개혁 입법을 다뤄야 할 4월 국회는 개점 휴업이고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협의체도 실종됐다.정치권의 극한 대치야 그렇다 쳐도, 그 후폭풍으로 당면 경제ㆍ사회 현안까지 길을 잃고 멈춰선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국을 책임진 여권이 어떤 전략으로 정치를 하는지 궁금하다.

한국당이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 가진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는 문 정부를 ‘좌파독재, 경제폭망, 종북굴욕’ 정부로 규정하며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맞서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는데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문 정부의 좌파독재를 끝내는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했다. 2만여명이 모인 군중집회를 의식한 연설이라 해도, 황 대표가 여권의 레드라인인 ‘김정은 대변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극단적 배수진의 느낌마저 준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좌파정권의 무면허 운전’ 발언도 수위가 높다.

청와대는 즉각 황 대표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유감을 표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색깔론을 동원한 혹세무민이자 국민을 분열시키는 난장판 선동정치”라고 받아쳤다. 청와대의 임명 강행에 맞춰 한국당의 정치공세에 밀리지 않으려는 뜻일 것이다. 한국당의 장외정치에 대한 여론의 호응이 뜨겁지 않고, 태극기부대에 기댄 한국당의 과도한 우파 쏠림을 보는 눈도 차갑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정국 파행이 길어질수록 답답한 쪽은 여권이다. 민주당이 청와대를 설득해 한국당 등 야당을 유인하는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권은 이미 한차례 기회를 놓쳤다. 바른미래당 지적대로 문 대통령이 출국 전 민주당 지도부에 여야정협의체를 통한 협치를 주문해 놓고 해외에서 전자결재로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지지세력만 보고 가려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발상은 촛불 정신과도 어긋난다. 출구는 극히 좁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게 정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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