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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눌러 쓴 손편지에 담긴 장애 학생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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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눌러 쓴 손편지에 담긴 장애 학생의 소망

입력
2019.04.21 14:58
수정
2019.04.21 18: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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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학생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 보내

장애학생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 보낸 손편지. 광주시교육청 제공
장애학생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 보낸 손편지. 광주시교육청 제공

“장애인도 가수가 될 수 있나요?” “취업을 통해 자립하고 싶습니다.”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에게 전달한 손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장 교육감은 지난 18일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특수학교인 광주선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소통을 시간을 가진 뒤 뜻깊은 한 통의 손편지를 받았다.

이 학교 전교학생회장 김광(고3)군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쓴 2장 분량의 편지에는 장애학생들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 간절한 꿈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첫 장에는 널따란 운동장과 강당, 체육시설은 물론 전공과 선배들의 일자리 사업, 선생님들과 함께한 야구응원과 영화 관람 등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둘째 장에는 ‘우리가 바라는 3가지 이야기’를 진솔하게 적었다.

김 군은 “우리 학교에는 장애인 시설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많고 저 역시 시설에서 생활합니다. 고3인데 미래를 생각하면 두려움을 느낍니다. 장애인 시설에 나왔을 때 다른 시설로 옮기는 것이 아닌 취업을 통해 자립하고 싶습니다.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고 애달픈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학교에서 실시하는 체험학습 외에 휴일이나 방학에도 즐거운 여행이나 여가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엔 “부회장인 희영이의 꿈은 아이돌 가수입니다. 희영이가 장애인도 가수 같은 직업을 가질 수 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노력하면 우리의 꿈을 이를 수 있으면 좋겠고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댄스 노래 등을 배워 보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장 교육감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부터 노력하겠다”며 이들 학생을 시교육청으로 초청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장 교육감은 이날 고교까지 교육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 삶을 준비하는 전공과 학생들과 학교기업인 ‘민들레 꿈터’에서 만나 장애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사회생활 준비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학생은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실습도 하면서 돈을 모아서 부모님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일하는 즐거움은 다른 것에 비할 수 없는 행복”이라며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선광학교는 영ㆍ유아부터 고교 졸업 후 전공과까지 52학급 규모로 지적장애 학생 308명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진로ㆍ직업교육 중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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