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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환자가 목ㆍ뒷머리 아프면 경추 X선 찍어봐야”

입력
2019.04.23 09: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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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류마티스 질환 오래 앓으면 1ㆍ2번 경추 간격 벌어지는 ‘경추 불안정증’ 가능성

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류마티스 질환을 오래 앓은 사람이 목이나 뒷머리가 아프다면 ‘경추 불안정증’을 의심해 정기적으로 X선 촬영을 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류마티스 질환을 오래 앓은 사람이 목이나 뒷머리가 아프다면 ‘경추 불안정증’을 의심해 정기적으로 X선 촬영을 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류마티스 질환을 오래 앓으면 목과 뒷머리에 통증이 생긴다. 고개를 돌릴 때에만 아프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뒷목 척수신경을 압박해 걷기 힘들거나 손으로 잡은 물건을 놓치게 되고 심하면 팔다리가 마비된다. 류마티스 환자에게 나타나는 이런 ‘경추 불안정증’은 수술만이 답이다.

전형준(46)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류마티스 질환 증상이 나타난 뒤 13년 정도가 지나면 경추 불안정증으로 수술해야 한다”며 “수술 시기를 놓치면 수술 합병증도 더 많아진다”고 했다. 전 교수는 따라서 “평소 목이나 뒷머리 통증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경추 X선 촬영을 통해 1, 2번 경추 간격이 10㎜ 이상 벌어졌다면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추 불안정증은 널리 알려진 병이 아닌데.

“7개의 경추(목뼈) 가운데 반지 모양의 1번 경추와 막대 모양의 2번 경추는 너트와 볼트 형태로 맞물려 있다. 두 골조직은 5개의 가느다란 인대와 관절로 연결돼 있다. 보통 1번 경추의 전방고리 후면과 2번 경추 전방 간 거리는 3㎜ 미만을 유지한다. 1, 2번 경추 간격이 5㎜ 이상 벌어져 움직임이 과도해지면 ‘경추간 불안정증’이라고 한다. 1, 2번 경추 간격이 10㎜ 이상 벌어지면 후방의 척수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류마티스 질환을 오래 앓거나, 치료약 때문에 주변 인대가 약해져 1, 2번 경추가 정상적인 간격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초기에는 고개를 돌릴 때 아픈 경추통이나 후두부 통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뒤 경추신경을 압박하면서 팔다리가 마비된다. 이럴 때에는 곧바로 수술해야 한다. 1, 2번 경추 간격이 5㎜ 미만일 때에는 약물ㆍ스트레칭ㆍ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목뼈. 게티이미지뱅크
목뼈. 게티이미지뱅크

-환자들이 느끼는 주요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은 목 통증이다. 1, 2번 경추는 주로 목을 돌리는 역할을 하므로, 고개를 돌릴 때 아프게 된다. 이밖에 1, 2번 경추 신경근이 압박돼 뒷머리 통증이 생길 때도 있다. 문제는 병이 깊어져 척수신경이 압박되면 팔다리 위약(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나 마비 등의 신경학적인 결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 걷기가 불편해지고 잡은 물건을 놓치는 일이 빈번히 생긴다.”

-류마티스 질환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1년에 한번 정도만 경추 X선 촬영을 해도 경추 불안정증을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있다면 6개월 단위로 X선 촬영을 통해 수술 시기를 정하면 된다. 류마티스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뼈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뼈조직도 약해지므로 나사못을 이용한 수술을 하면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나사못이 들어가는 공간이 매우 좁고 혈관이 주변에 지나가는데 병이 상당히 진행되면 수술이 어려워지므로 1, 2 경추 간격이 7㎜ 이상이라면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1, 2 경추 간격이 기준이다. 간격이 7~8㎜가 넘으면 고개를 돌리면 심하게 아프다. 뒷머리 통증까지 동반됐다면 환자 선택에 따라 수술할 수 있다. 손발이 마비되거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면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수술 후 이틀 뒤에 배액관을 제거하고 걸을 수 있다. 1주일 정도 뒤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척추 관절과 달리 골유합이 충분히 되려면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지만 나사못으로 고정력을 충분히 얻었다면 3개월 정도면 수술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팔다리가 마비됐거나 목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수술로 경추 불안정증을 해소해도 신경압박에 따른 손상이 있으므로 상당 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 후 특별히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제약은 없다. 다만, 수술 후 고개를 돌리는 행위가 50% 정도 제한을 받게 되므로 운전할 때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또 고령의 어르신들은 목이 불편하다고 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행동은 나사못이 빠지거나 충분한 고정력을 갖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경추 불안정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신경학적인 결손이 된다. 경추 후방에서는 뇌와 동일한 척수 신경이 후두공을 나와 경추에서 요추 1번 정도까지 내려간다. 이러한 척수신경 압박은 초기에는 통증과 팔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 더 압박하게 되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위약) 팔다리가 마비가 된다. 경미한 외상으로도 척수신경이 손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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