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전경. 연합뉴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멤버 크로스토퍼 안이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조선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었던 미국 정부의 향후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사법당국은 전날 로스엔젤레스에서 크리스토퍼 안이 머물고 있던 집을 수색해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크리스토퍼 안은 전직 미 해병대로 김정남이 암살된 직후 아들 김한솔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때 안내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한 스페인 당국의 수사발표 등에서 따라 이름이 나오진 않았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서 기소 인정 여부와 관련한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할 당시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의 거처도 급습했지만 그는 당시에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멕시코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 에이드리언 홍 창 등은 사건 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스페인 당국은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특히 미 연방수사국(FBI)의 연루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FBI는 북한대사관에서 탈취된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북한대사관의 도난 물품을 스페인에 넘겨줬고 스페인은 이를 북측에 돌려줬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안의 체포와 관련해 자유조선은 강력 반발했다.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 법무부가 북한 정권이 (스페인에서) 고소한 미국인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식물인간 상태로 귀환했다가 결국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례를 언급한 뒤 “우리는 미국 정부가 표적으로 삼은 미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보장도 받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자유조선 조직원 10여명은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컴퓨터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휴대전화 등을 훔쳤고 이를 FBI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후 아들 김한솔을 구출할 당시엔 ‘천리마민방위’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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