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배우한 기자

금호산업이 아시아나 매각을 결정하자 차기 아시아나 주인이 누가 될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벌써 자금력과 사업 간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력한 인수 후보 기업군들을 추려냈고,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인수를 전제로 한동안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거나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국내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는 분명 매력적인 매물인데도 인수 후보 기업들이 하나 같이 손사래 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인수 의지를 일찌감치 밝힌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수의지 공개는 아시아나 항공의 몸값 상승을 부추기는 등 손해로 연결 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의향은 매각 절차가 본격화 된 뒤 입찰 때 밝혀도 전혀 늦지 않다"며 "사겠다는 의지를 일찍부터 밝혀봐야 매각 주체는 매물의 몸값만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의사를 밝힌 후 주가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일찌감치 밝힐 길 꺼려하는 이유다.

실제 유력인수 후보로 거론된 SK, 한화, 애경그룹 등의 계열사 주가는 아시아나 매각이 결정 된 후 급등하다 며칠 뒤 다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시아나 인수로 사업 시너지가 높아질 거란 기대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지만 이후에는 단기 주가 급등에 대한 불안 심리,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재무구조 부담 등의 우려도 다시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한 언론의 보도로 "아시아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했다가, 보도 직후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바로 부인한 금호석화 사례도 마찬가지다. 금호석화 주가는 인수 후보로 거론될 때 급등했다가, 인수 의사를 철회 한 후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나 신기술 개발 등 실체가 없는 가능성에 회사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기업 경영하는 관점에서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며 "인수 후보로 거론 되는 것 자체를 기업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 되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등 구체적인 인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력 인수 후보 기업 중 몇몇은 벌써 인수 가능성과 실익 등을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 했을 것”이라며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아시아나 상황을 살피기 위해 인수 입찰에 참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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