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카톡방담-與의 ‘조국 차출론’ 셈법은] 
 이해찬 대표 ‘240석 싹쓸이’ 발언, 야당선 ‘이런 자뻑도 없다’ 비난 
 원외위원장에 덕담한 게 논란돼 정치권이 여유 없어졌다는 징표 
 지난 총선 180석 언급한 한국당 역풍 맞고 ‘제 2당’ 추락한 아픔 
 외부인재 영입해 총선 승리 노려… 황교안 “2000명 이상 데려올 것”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을 1년 앞두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차출론이 공론화했다. 최대 승부처가 될 부산·경남(PK)에 그를 내세워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4·3 보궐선거에서 PK민심 이상기류가 확인된 만큼 그의 상품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게 여당내 공통된 인식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원외 지역위원장 행사에서 “125명 원외 위원장이 다 당선되면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00석 가운데 80%이상을 싹쓸이 하겠다는 것인데, 당장 여당 내에서 ‘신중치 못한 발언’이란 우려가 나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자뻑(자기도취)도 이런 자뻑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정치권 분위기를 놓고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저작권 한국일보]카톡방담 조국프로필_김경진기자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조국 수석의 총선출마 가능성은 정치권내 대다수가 예상하는 일인데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공개언급하기 시작한 배경은 뭔가요. 지지층 사이에선 ‘리틀 문재인’으로 불리는데 실제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까요.

걸어서 하늘까지(하늘까지)=PK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건 여야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어렵게 얻은 PK 민심이 내년 총선에서 하루 아침에 날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합니다. 조국 수석처럼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대통령 측근이 투입된다면 단번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죠. 그러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 ‘조국 바람’이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그럴 경우 민주당 후보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란 평가도 많습니다.

정론관 마이크(마이크)=인사 문제로 조국 책임론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차출론이 나온 걸 눈여겨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야당의 공세로 물러나면 인사 실패와 실정을 인정하게 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지만 여당의 러브콜로 나온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퇴로를 자연스럽게 열어주기 위한 전략이란 뜻이죠. 여당과 청와대 모두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아요. 총선에 직접 뛰는 게 여권에 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쇼 끝은 없는거야(없는거야)=조국 수석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별 파급력은 없어 보입니다. 부산에 의석수 하나 정도 추가할 수 있지만 판이 크게 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민정수석의 수난 때문인데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 잇따른 인사참사의 최종 책임자가 조국 수석이고 이는 영남권인 PK 유권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여요. 오히려 야당의 공세와 악화된 여론 속에서 조국 수석을 교체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불나방=이해찬 대표는 과거에도 ‘20년 집권론”이나 ‘100년 집권론”이 있었죠. ‘전투적인’ 표현이 국민정서상 겸손하지 못한 이미지를 줘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실제 어떤가요.

하늘까지=이 대표는 원외 지역위원장이 모인 자리에서 덕담 차원에서 건넨 말이 왜곡된 것이라며 “앞으로는 농담도 못하겠다”고 웃어 넘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총선 싹쓸이’ 목표를 제시했다기보다 ‘앞으로 잘해 보자’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7선 의원에 정치 9단이라는 이 대표가 자신의 ‘워딩’이 그대로 언론에 보도된다는 것쯤은 알았을 텐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란 아쉬움이 당내에서도 나옵니다.

마이크='집권여당 대표 입에서 자꾸 이런 메시지가 왜 나오느냐'란 불만이 제법 있습니다. 경제 실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사검증 문제로 가뜩이나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불 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란 지적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낼 경우 당내 갈등, 분란으로 비칠 수 있어 의원들도 공개적으로는 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해찬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저작권 한국일보]카톡방담 조국 총선 출마 시 장?단점_김경진기자

없는거야=이 발언을 문제삼는 걸 보면서 우리 정치권에 참 여유가 없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외위원장들은 국회의원 당선을 목표로 수년간 지역에서 땀 흘려 노력한 사람들이고, 그런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내년 꼭 당선되라는 말은 당대표 할아버지도 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또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권을 향해 ‘좌파 독재정권 ‘운동권 카르텔’이라고 막말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내는데, 별 문제가 되지는 않죠. 앞뒤 맥락을 자르고 말 한마디 실수하기 기다렸다가 낚아채 공방으로 끌고 가는 후진적 정치 문화, 이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불나방=2016년 20대 총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총선 180석’을 언급하다 실제론 공천 난맥상만 보여주며 122석에 그쳐 제1당을 내준 사례가 있지요.

꺼진불도 다시보자(꺼진불도)=당시 180석을 공언했던 한국당 전신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공천개입, 특히 총선 후보등록 전날까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그의 출마 자체를 막으려 했던 ‘이지메 공천’과 이에 맞선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 등으로 160석에 가까웠던 의석이 122석으로 쪼그라들었죠.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에 원내1당을 내주면서 국회의장직도 빼앗겼고,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생각해요. 오만하게 ‘180석’을 언급해서 역풍을 맞고 총선에서 참패하지 않았다면 자당 출신 국회의장이 탄핵소추안 상정을 막아 탄핵도 막았을 거라는 논리죠. 진위여부를 떠나 그만큼 뼈아팠다는 얘기지요.

[저작권 한국일보]카톡방담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주요 발언들_김경진기자

불나방=그럼 한국당의 내년 총선 구상과 목표치가 어느 정도 되나요.

꺼진불도=’180석의 뼈아픈 추억’이 있는 한국당으로선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기일 수 있어요. 다만 전성기를 누렸던 새누리당 시절 163석 이상 확보를 원할 거예요. 원내 의석을 많이 확보해야 이듬해 있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으니까요. 황교안 대표는 인재영입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어요.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가 인재영입 실패이기도 했으니까요. ‘삼성전자 첫 고졸 상무 신화’ 양향자, 표창원 경찰대 교수 등 인재영입에서 흥행에 성공한 민주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완전국민경선제’ ‘전략공천 배제’를 주장하며 인재영입을 안 하면서 청와대와의 갈등만 국민들에게 부각됐죠. 황 대표는 최근 “외부 인재 2,000명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불나방=여의도에서 내년 총선의 최대 이슈나 구도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요.

하늘까지=‘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역대 가장한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개혁완수를 위해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겠지만, 현재로선 문재인 정권 중간평가를 외치는 야당의 프레임이 먹혀들 가능성이 큽니다. 대구경북과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 모든 지역에서 예측불허의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크=모든 선거가 차악을 고르는 선거라고 하지만, 내년 총선은 이런 기류가 더 강해질 것 같아요. 한국당은 국정농단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죠. 두 당 모두 총선에서 자랑스럽게 들고 나올 성과물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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