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원조 브랜드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출시되는 '진로(眞露)'. 하이트진로 제공

‘두꺼비’가 돌아왔다. 1970~80년대 선술집에서 들려오던 “두꺼비 한 병이요”라는 외침을 곧 도심 내 주점 이곳 저곳에서 다시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주의 원조 브랜드 ‘두꺼비 진로’가 26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18일 원조 ‘진로’를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진로(眞露)’를 출시한다고밝혔다. 하이트진로 측은 “과거 향수를 살리면서도 젊은 층에게 새로움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둬 라벨 사이즈와 병 모양, 병 색깔 등을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했다. 현재 시중에서 주로 판매되는 초록색과는 한 눈에 차이를 보이는 하늘색 병으로, 순한 소주를 찾는 젊은 세대 입맛에 맞게 도수는 16.9도로 결정됐다. 참이슬 오리지널(20.1도)이나 참이슬 후레쉬(17도)보다도 낮은 도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와 여러 전문가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조사한 끝에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1970~80년대 파란색 진로 라벨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을 최종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예전 감성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라벨 정면에 두꺼비를 새기고, 진로(眞露)를 한자와 한글을 함께 표기하면서 병뚜껑 역시 과거와 같은 색상을 사용하기로 했다.

진로 소주는 ‘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술’이라 할 만큼 대중들에게 친숙함 자체다. 지금까지 생산된 진로 소주의 양은 360㎖기준으로 총 183억2,140만2,241병. 술병을 눕혀 이어 붙인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와 달을 다섯 번 오갈 수 있는 거리다.

특히 두꺼비는 진로의 상징과 같았다. 진로 소주가 탄생한 게 95년 전인 1924년, ‘이슬처럼 맑은 물로 빚은 소주’라는 의미에서 ‘眞露’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그 때부터 약 30년 간 원숭이가 상표로 사용됐지만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강한 번식력과 장수를 상징하는 두꺼비를 진로의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웠다.

진로는 1993년 브랜드명이 ‘진로골드’로 바뀌며 운명을 다했다. 기존에 생산된 물량이 있어 이후 3~4년 간 시장에서 볼 수 있었지만 서서히 사라졌고 1998년 10월, 동생 격인 ‘참이슬’이 나오며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두꺼비로 대표되는 ‘소주=25도’라는 공식도 23도짜리 참이슬 출시와 함께 깨지면서 순한 소주의 시대가 열렸다. 25도짜리 진로골드가 지금도 있지만 일부 마니아를 위해 아주 소량으로 생산되는 정도다.

새로운 진로는 일단 병(360㎖) 제품만 판매될 예정이고 출고가는 1,015.70원으로 참이슬과 동일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 소주에 추억이 많은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물론 20대에게도 신선함과 새로운 주류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진로소주의 변천사. 1920년대 진로 초창기 모습(알콜 도수는 35도)→1955년(35도)→1965년(30도)→1967년(30~25도. 1973년에 25도로 내림)→1975년(25도)→1984년(25도). 맨 왼쪽 1920년대 라벨을 보면 상표에 두꺼비가 아닌 원숭이를 사용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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